'유동성 파티' 끝났지만… 집값보단 거래 먼저 움츠러들듯

      2021.08.26 18:10   수정 : 2021.08.26 18:10기사원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그동안 넘치는 유동성으로 가격상승을 이어갔던 부동산시장의 거래가 움츠러들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도 금리수준이 낮기 때문에 당장 집값하락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거래량 감소에 따른 상승률 둔화양상이 먼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가운데 향후 추가 금리인상이 이어지고, 하반기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와 중단 여파 등이 맞물리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찔끔 인상이지만 투자 망설여져"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부동산시장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당장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함영직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종전보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낮은 이자를 활용하는 차입에 의한 주택구매와 자산투자가 제한될 것"이라면서 "투자수요가 감소하면 주택 거래량이 줄고 거래가격 상승 속도도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까지 가계대출 중 30%대 이상을 유지하던 고정금리 비율(잔액기준)이 올 6월에는 27.3%까지 하락한 반면, 금리인상의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자가 많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큰 폭으로 늘었던 신용대출 역시도 대부분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차입이 많았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가구일수록 원리금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금리 0.25%p 올려도 대출이자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그래도 빚부터 갚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투자가 망설여진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단기 집값 영향 無…추가 인상이 관건

다만 아직까지도 저금리인 상황이기 때문에 바로 집값 하락으로 연결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차입자금의 운용규모가 큰 주체들일수록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체감할 가능성이 높지만 개인대출 수준에서는 월 부담하는 이자액이 약간 늘어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면서 "지금까지 한국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같은 대출규제를 엄격히 해와서 개인이 빌리고 싶은 만큼 대출을 끌어가지도 못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집값 변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현재 0.75%로 아직 저금리이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도 있지만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에 시장의 파장은 커질 수가 있다"면서 "과거 금융위기 이후에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비중이 높았던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고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2010년부터 하락세가 이어진 바 있다"고 짚었다.

특히 최근 금융권에서 불거지고 있는 대출중단이나 대출한도 축소 등의 움직임이 맞물릴 경우 유동성 회수 신호로 인한 심리위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함 랩장은 "몇 년간 이어진 호황에 변곡점이 다가올 수 있는 만큼 공급과잉지보다 공급희소성이 큰 지역, 위험선호 자산보다 대기수요가 풍부한 유효수요지역, 상환 가능한 수준에서의 매입자금 운영이 더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조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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