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미혼, 골라 봐라"…성남시 女공무원 리스트 왜 만들었나

      2021.08.27 14:22   수정 : 2021.08.27 16:24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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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1) 김평석 기자 = 성남시 미혼 여성 공무원 리스트 작성과 관련해 당사자 처벌, 재발방지 요구가 잇따르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문건의 작성 동기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남시가 경찰에 해당 문건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전달된 과정을 조사해 달라는 수사를 의뢰해 놓고 있어 수사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성남시와 제보자 등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문건이 지극히 사적인 이유로 작성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해당 문건은 2년 전인 2019년 중반께 당시 시장 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제보자 A씨에게 건네졌다.

문건에는 30대 미혼 여성공무원 150여명의 사진과 나이, 소속, 직급 등 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문건을 작성한 인사부서 팀장급 B씨. 과장급 C씨, 문건을 건네받은 A씨, 시장 비서실 관계자 D씨다.

이들 중 C씨와 D씨는 업무적으로 접촉이 잦았고 친분도 두터워 사적인 자리도 자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알고는 있지만 묵례 정도만 했을 뿐 사적으로 만나는 관계는 아니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그래서 C씨가 문건을 건네줄 당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A씨는 “C씨가 문건을 주며 ‘모두 미혼이다. 여기서 골라봐라’는 말을 했는데 당시 사귀는 사람이 있었다”며 “시장 비서관은 주목을 받는 사람인데 (여성 공무원과) 만났다 헤어지면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에 한 번을 제외하면 회식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건을 받은 사실을 D씨에게 알렸다고 했다.

해당 문건이 사적 이유로 작성됐을 가능성은 시의 조사과정에서도 일부 파악됐다.

문건 작성자 B씨는 시에 ‘문제가 커질 줄 몰랐다’고 했고 시는 ‘술 자리에서 A씨 결혼 관련 얘기가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건이 작성된 사실은 지난 25일 처음 알려졌으며 A씨는 관련 내용을 국민권익위에 제보했다.


A씨는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성남시에서 근무했으며, 같은 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성남시의 채용비리 의혹을 신고한 인물이다.

이와 관련 시는 같은 날 문건을 작성하고 전달에 가담한 공무원 2명에 대해 배경을 조사해 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해당 문건이 작성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남시 공직 내부 뿐 아니라 시의회 등 지역사회에서 철저한 진상조사, 관련자 처벌, 재발방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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