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 "성평등 조롱해온 정치권, 황예진씨 죽음에 책임 느껴야"

      2021.08.27 14:31   수정 : 2021.08.27 14:31기사원문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한 뒤 숨진 황예진씨 사건과 관련해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성폭력의 문제를 경시하고,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호도하며 성평등을 위한 노력을 조롱해온 일부 정치권 역시도 이런 죽음들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의 결과는 심지어 여성 살해까지 이어진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제 또래의 20대 여성인 고인은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당했다.

주어진 생의 반의 반도 살지 못한 채 너무나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가해자는 피해자가 목숨을 잃을 때까지 폭행했고, 119에는 허위 신고를 했다. 명백한 살인행위로 엄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털에 '데이트폭력'을 검색하면 많은 기사가 쏟아진다. 누가 어디서 목숨을 빼앗겼는지 세상이 큰 관심 두지 않은 채로 그렇게 지나가는 뉴스가 되어버리는 피해자들이 너무나 많았다”면서 “딸의 죽음이 그렇게 되어선 안 된다는 심정에 피해자의 이름과 사진까지 공개하게 되신 것 아닐까, 고인의 어머니 심정이 이해가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최소 228명 이상의 여성들이 남편,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살인미수)에 처했다. 언론에 보도된 것만 집계했을 때의 숫자”라며 “산업재해로 인한 노동자 죽음이 이 사회의 책임인 것처럼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으로 살해되는 여성들의 죽음 역시 우리 사회가 만들어내고 방치한 죽음”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우발적인 범행이었다', '욱해서 그랬다', '피해자가 나를 화나게 했다', '술에 취했다' 따위의 변명들을 빌미로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보복 우려가 상당할 때조차 데이트폭력범에 대해 불구속수사가 이뤄지곤 하는 현실도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여성은 물건이 아니고 소유물이 아님을 모든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과 문화의 측면에서도 적극적인 성평등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로비에서 황씨는 남자친구에게 머리 등 신체를 수차례 폭행한 뒤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며칠 만에 사망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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