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앞 천막촌, 모두 철거한다더니

      2021.08.28 02:14   수정 : 2021.08.28 12:14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청이 있는 제주시 문연로 6길은 도내 집회·시위 1번지다. 이곳에는 2018년 12월 보도 위로 제주 제2공항 반대하는 천막 농성장이 들어서더니, 각종 지역 현안 목소리를 담은 현수막과 함께 한때 10개가 넘는 ‘천막촌’이 형성됐다. 이 일대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제주도교육청·제주경찰청을 끼고 있어 통행도 잦은 곳이다.

천막이 인도에 잇달아 설치되면서 보도 폭이 좁아져 민원인이나 주민은 이곳을 비켜 차도로 걷는 일도 허다했다.


그러다가 이른 바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은 지난 3월 9일 성명을 내고 “제주 제2공항 원천 백지화와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기 위해 투쟁해 온 도청 앞 점거 농성을 일단락 짓고 새로운 모습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도청 앞 점거 농성 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천막촌이 들어선지 2년 4개월여 만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이곳에는 보도 한복판에 천막 1동이 남아 있다. 도로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지 않고 도로에 장애물을 두거나 도로의 구조·교통에 지장을 주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지난 27일 제주도의회를 찾았던 민원인은 이곳을 지나다가 “주민들이 이랬으면 제주도나 제주시가 과연 이렇게 방치했겠는가”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엄연히 직무유기라고 비꼬았다. 공권력은 강제 철거하자니 해당 단체들의 반발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여전히 손을 놓고 있다.
참으로 딱하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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