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거리두기 역습…식당·주점 직원들도 몰락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장기화, 최저임금 급상승에 금리인상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 일자리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초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자영업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마저 길어지면서 벼랑 끝에 내몰려 직원을 줄이는 것이다. 또 최저임금발 '을(Z)들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사장들은 이익저하, 직원들은 일자리 급감으로 함께 몰락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년 1·4분기(2월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산업별로 숙박·음식(-7만2000개, 8.3%)의 임금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졌다. 특히 음식점과 주점업 일자리는 전년동기대비 6만3000개, 숙박업은 9000개가 줄면서 벼랑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같이 자영업자가 고용하는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청년층들은 알바마저 구하기 어려워졌다.

음식점 및 주점업 일자리는 2020년 1·4분기 80만개에서 4·4분기 77만8000개로 -4.2% 감소했다. 이후 올해 1·4분기 73만7000개로 전분기대비 또 -6.3% 줄었다.

숙박업 일자리는 2020년 1·4분기 6만6000개에서 4·4분기 5만8000개로 -0.9% 감소했다. 이후 올해 1·4분기 5만6000개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자영업자가 고용하는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이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이 불러온 일자리 감소의 역설이다. 자영업자들은 이미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후 6시 이후 장사가 사실상 어려워진데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녹다운됐다.

특히 최저임금은 주휴수당, 퇴직금 등을 고려하면 이미 1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올해 최저임금 시급 8720원은 주휴수당과 퇴직금을 빼고 계산한 것이어서 착시효과가 있는 것이다.

부부가 식당을 운영하다 폐업한 한 자영업자는 "1년반 가량 근무하던 주방 직원이 퇴직하면서 퇴직금만 수백만원을 받아갔다"며 "한달 1~2번 쉬면서 일했는데, 직원 퇴직금을 줬던 달에 우리 부부는 거의 남는 것이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1주간 소정 근로일(출근하기로 정한 날)을 개근한 근로자에 사업주가 주휴일(토요일이나 일요일중 1일분 임금 지급)에 유급을 보장하는 것이다.

주휴수당은 '1일 소정 근로시간×시급'으로 계산한다.

올해 최저임금(시급 8720원)을 적용하면 근로자가 하루 8시하면 간씩 일했을 경우 주휴수당 6만9760원을 추가로 줘야해 사실상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는 것이 현실이다. 경영계는 실질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는다며 '주휴수당 폐지론'을 제기했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최근 2022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440원(5.05%) 오른 시간당 9160원을 확정 고시한바 있다.

[e-mail]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