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의원 친형도 86억원 피해" 구룡포 스캔들 '그것이 알고 싶다'
2021.08.28 20:28
수정 : 2021.08.28 20: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그가 만든 왕국이니까. 끝까지 그 왕의 왕관을 안 벗으려고 했어요, 절대로.”(가짜 수산업자 김 씨 측근 A씨)
오늘밤(28일) SBS TV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가짜 수산업자 김 씨가 만든 구룡포 스캔들의 진실을 파헤친다.
제작진에 따르면 1000억원대 유산 상속자로 알려졌던 40대 초반의 수산업자 김 대표의 화려한 삶은 모두 ‘가짜였다.
어느 날 갑자기 포항 구룡포 출신 수산업자라며 등장한 한 재력가. 페라O, 람보OOO 등 슈퍼카 수십 대와 선박 스무 척, 고급 풀빌라 펜션까지 소유했다고 알려진 그는 본업인 수산업뿐 아니라, 인터넷 언론사 부회장, 생활체육단체 회장까지 역임하며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가짜 수산업자 김 씨의 미끼는 바로 ‘선동오징어’ 사업이었다. 배에서 오징어를 잡자마자 급속 냉각하여 판매하는 사업에 투자하면 수개월 내 3~4배의 이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유혹했다고 한다. 김 씨의 미끼에 걸려든 사기피해자들 중에는 김무성 전 의원의 친형, 중견 언론인, 서울 소재 사립대학 교수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수산업자 김 씨의 총 사기피해 규모는 약 116억 원 대. 그 중 김무성 전 의원의 친형은 86억 원이 넘는 금액을 김 씨에게 사기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 구룡포 스캔들 - 세상에 알려진 가짜 수산업자의 월척 인맥, 그 진실은?
하지만 가짜 수산업자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건 선동오징어 사기사건 때문이 아니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그가 수십 명의 유력인사들에게 대게, 새우 등 수산물부터 명품지갑, 골프채, 심지어 고급자동차까지 공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 씨의 이른바 ‘선물리스트’에는 유력 대선후보의 대변인이었던 전 일간지 논설위원, 현직 부장검사와 경찰서장, 유명 방송국 앵커, 심지어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현재 경찰에 입건돼 청탁금지법 위반혐의로 조사 받는 피의자는 박영수 전 특검을 포함해 총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수산업자 김 씨의 ‘선물리스트’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이름이 거론됐던 몇몇 정치인들은 이미 그가 사기꾼인 것을 간파한 지 오래라며 재빠른 선긋기를 하거나, 선물을 받았으나 반려할 정도의 가치가 있지 않았다. 김 씨에게 받은 것보다 더 비싼 선물로 답례했다 등 해명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 선물들이 ‘특별한 관계가 없는, 잘 모르는 이’로부터 온 것이 아니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짜 수산업자 김 씨의 정체는 단순한 오징어 사기꾼인 걸까, 아니면 유력인사들과 연줄이 닿고 싶은 로비스트였던 것일까?
제작진은 가짜 수산업자 김 씨의 진실을 추적하고자 포항 구룡포를 찾았다. 이미 10년 전 1억여 원 규모의 사기 사건으로 교도소에 다녀온 김 씨. 구룡포 주민들은 출소 후 ‘담배꽁초 주워 피던 그 놈’이 어떻게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엄청난 재력가로 성장한 것인지 의아해했다.
구룡포 현지 취재는 물론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확인한 김 씨의 행적, 그리고 김 씨가 월척 피해자들을 낚기 위해 사용했던 다양한 미끼와 수법들. 별 볼 일 없던 어촌 출신의 사기꾼이, 피해규모 116억 원대의 거물급 범죄자로 변신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가장 중요한 에기(가짜 미끼)는 무엇이었을까?
제작진은 “지금껏 부분적으로만 알려져 궁금증을 더했던 가짜 수산업자 김 씨의 ‘선물 리스트’에 대해,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된 적 없던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며 “가짜 수산업자 김 씨가 만든 구룡포 스캔들과 우리 사회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공인들이 왜 김 씨의 거짓 왕국에 동행하게 되었는지 그 이면을 짚어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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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