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구직급여 하한액, OECD 최고…재정건전성도 훼손"
2021.08.30 13:43
수정 : 2021.08.30 13: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현행 구직급여(실업급여) 하한액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한액 수급자가 80%를 넘는데다 하한액수도 지나치게 높아 구직활동 저해 등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최저임금에 연동돼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성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일 '우리나라 구직급여 상·하한액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평균임금 대비 구직급여 하한액 비율은 42%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상한액 비율(42%)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상한액 대비 하한액 비율은 구직급여 상·하한액이 모두 있는 OECD 19개 국가 중 가장 높았다.
구직급여 하한액이 최저임금에 연동되어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됨에 따라 하한액도 지속 상승했다. 이로 인해 2019년 기준 구직급여 수급자의 81.2%가 하한액을 적용받고, 평균임금 50% 수급자는 4.2%에 불과한 비정상적 수급구조가 됐다는 게 경총의 지적이다.
구직급여 하한액 수급자 비중은 2000년 7.6%에 불과했으나, 2008년 52.6%로 절반을 넘어섰고 2019년엔 81.2%에 달했다.
경총은 지나치게 높은 구직급여 하한액은 저임금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구직급여 의존도를 높여 구직활동을 저해하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직급여 하한액이 최저임금에 연동돼 2018~2019년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됨에 따라 하한액도 급격히 상승했다. 이로 인해 구직급여 지급액도 급증해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성을 훼손하는 주요요인이 된 것으로 추정됐다.
구직급여 지출액은 2017년 5조원에서 2019년 8조1000억원으로 61.0% 증가했다. 이는 구직급여 상·하한액 인상과 지급수준 상향(50%→ 60%), 지급일수 연장(90일~240일→ 120일~270일) 등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20년 구직급여 지출액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11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6.5% 급증했다.
이형준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구직급여 하한액의 최저임금 연동방식을 폐지하거나 연동할 경우 연동비율을 60%로 낮추고, 구직급여를 지급할 때 무급휴일(토요일)을 제외해 기금의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실직자들의 적극적 구직활동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직급여 하한액이 기금의 여건과 노사의 보험료 부담 등을 감안해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하한액의 최저임금 연동방식을 폐지하고 별도 지급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