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연상 前남친이 학대해"…'벤처 사기' 테라노스 女대표의 폭로

      2021.08.30 14:16   수정 : 2021.08.31 13: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바이오벤처 '테라노스'의 창업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인 엘리자베스 홈스( 사진)가 전 남자친구인 같은 회사 임원으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주장을 펼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홈스의 이같은 폭로가 공판을 앞두고 내세운 변호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미국 현지 언론은 최근 제출된 법원 서류를 인용, 조만간 시작할 공판에서 홈스가 발와니에게 10년 간 학대당해왔음을 주장할 듯하다고 전했다.



서류에는 사업상 파트너이자 연인이었던 발와니가 심리적·정서적인 동시에 성적으로 자신을 학대해왔다는 홈스의 주장이 담겼다. 홈스는 발와니가 자신이 무엇을 먹고, 언제 잠을 잘지, 옷을 어떻게 입을지 등을 통제했고, 자신의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감시했으며, 날카로운 물건을 던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발와니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학대 행위를 부인했다.

정보기술(IT) 업계 베테랑 임원인 발와니는 홈스보다 약 20살 연상으로 홈스가 스탠퍼드대에 재학할 당시 서로 알게 됐다. 홈스는 이후 테라노스에 임원으로 합류했고, 둘은 이사회나 직원들에게 비밀로 한 채 은밀한 관계를 이어갔다.

현재 테라노스는 실리콘밸리에서 희대의 벤처 사기극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은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몇 방울의 혈액만으로 각종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의료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때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한때 90억달러(약 10조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언론 보도를 통해 테라노스의 진단 기술이 사실상 허구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회사 가치는 급격히 추락했고 결국 청산됐다. 홈스와 발와니는 투자자와 환자들을 상대로 사기·공모를 저지른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으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홈스가 공판을 며칠 앞두고 학대 주장을 내놓은 것에 대해 홈스의 변호인이 세우고 있는 전략을 엿보게 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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