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X같다" 막말..전문가들 “감형 여의치 않자 분노표출”

      2021.08.31 16:46   수정 : 2021.08.31 16: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위치추적 장치인 전자발찌를 훼손 전후로 알고 지내던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씨(56)가 취재진에게 거센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강씨의 언행을 두고 강씨가 경찰 자수를 통한 '자수 감형'을 노렸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강씨는 8월 3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를 나섰다.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회색 모자를 눌러쓴 강씨는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고 "보도나 똑바로 하라"고 소리쳤다. 이어 오전 11시20분쯤 심사를 마치고 나온 강씨에게 취재진이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나"라고 묻자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 "당연히 반성 안 한다.
사회가 X 같은데"라며 강한 공격성을 드러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자수 자체가 진정한 후회에 기초한 자수가 아니란 것을 보여준다"며 "전략적 선택으로 (감형을 위해) 자수를 했지만 위장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이 명확히 드러났다. 법 체계상 반성이 없는 자수는 감면 혜택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강씨는 물리적 힘으로 피해자를 비인격화하는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일련의 도주행각이 좌절되자 분노를 거쳐 공격행위로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수 자체가 반성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며 "눈앞에 카메라가 보이니 극단적 욕설과 공격 성향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범대학 교수 역시 "강씨가 언론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제대로 보도하라고 요구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언론이 자신을 잔인한 범죄자로 묘사한 것에 불만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씨 본인은 그래도 자수를 하고 죄값을 치르려 수사기관을 찾아왔는데 그 사실보다 자신의 범행을 부각시키니 불만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의 공감력 부족과 싸이코패스 성향을 지적하는 분석도 있었다.
특히 강씨가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더 많이 못 죽인 것이 한"이라고 답한 부분에 주목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사람을 더 못 죽여서 불만'이라고 말한 것은 사회에 대한 증오와 피해의식이 강하다는 증거"라며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분명한 싸이코패스 성향이 보인다.
공감 능력 자체가 없는 연쇄 살인마 기질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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