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잠룡' 오세훈 겨냥 강제수사…정치적 의도 있나
2021.08.31 14:56
수정 : 2021.08.31 15:27기사원문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이밝음 기자 = 경찰이 31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시청에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서울시 내부에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각에선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여전히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오 시장에 대한 경찰의 강한 수사의지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시 도시계획국, 도시교통실 택시물류과 등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이날 오전 오 시장이 국무회의 참석 차 서울시청을 비운 사이에 이뤄졌다.
경찰은 지난 4월 초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오 시장이 후보자 시절 토론회에서 나와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한 시민단체의 고발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
당시 오 시장이 "파이시티 사건은 본인의 서울시장 재직 시기와 무관한 것이다. 본인은 관여한 바 없다"고 발언한 것이 허위사실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내부에서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압수수색까지 나서야 할 사안이냐"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벌써부터 서울시 안팎으로 "경찰이 설마 허위사실 유포 혐의만으로 압수수색에 나섰겠나. 뭐가 더 있는 것 아니냐"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라고 하는건데 토론회 발언으로 압수수색까지 나서는 게 이해할 수 없다"며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의아해 했다.
다른 서울시 직원도 "경찰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압색까지 나선 것은 오 시장에 대한 의도적인 망신주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최근 태양광, 사회주택 등 사업에 대해 고발 조치 등을 예고하자 시민단체 심기를 건드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과잉수사'라고 비판했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야당 서울시장에 대한 과도한 과잉수사, 정치수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지난 4·7 재보궐 선거 당시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에서 '제 재직시절에 서울시 관계되는 사건은 아닐 겁니다'라는 발언은 과거의 기억에 의존한 답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두고 공직선거법 허위사실공표 위반이라는 수사 사유를 내세워 마치 엄청난 범죄행위가 있었던 것처럼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과잉수사이자 야당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과장 포장수사"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지금 확인한 분명한 사실관계는 파이시티 개발의 시설규모 결정 등 도시계획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쳤다"며 "하지만 파이시티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인가와 건축허가는 서초구청에서 인허가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