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처 알리고 모금·전달까지' 기브어클락'에서 다 된다

      2021.09.01 17:57   수정 : 2021.12.07 18:18기사원문
"0~6세 장애아동이 치료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도록 응원이 필요합니다."

"매서운 추위에 난방비 때문에 두꺼운 옷만 입고 버티는 어르신에게 온정을 주세요."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 매일 쏟아지는 빨랫감 처리를 위해 세탁기·건조기를 후원해주세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블록체인 확산사업으로 개발된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기브어클락'이 이달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기부 사연을 모집한 결과 계획의 3배를 훌쩍 뛰어 넘는 사연이 모였다. TV나 인터넷포털 등에 막대한 광고비를 지급하면서 기부자를 찾아나설 여력이 없는 중소형 기부단체들이 위치기반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투명하게 기부하고 운용효율도 높일 수 있는 기브어클락에 안타까운 사연들이 속속 내놓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아동 등 한달새 지원사연 181개 모여

1일 기브어클락 컨소시엄에 따르면 9월 시범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지난달 기부캠페인 사연을 모집한 결과 당초 50개였던 계획을 훌쩍 넘어 181개의 모금 사연이 접수됐다. 분야별로는 장애인, 아동·청소년, 노인, 지역사회 순으로 사연이 많았고, 지역별로도 서울, 경기, 경북, 대구, 부산 등 전국적으로 기부단체들이 지원을 요청했다.


기브어클락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은 "올해까지 총 350개 기부사연을 모아 중소규모 기부단체의 기부를 지원할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기부를 요청하는 사연들이 많이 모이고 있다"며 "사연 모집 한달만에 올해 계획의 절반에 달하는 사연이 모였다"고 말했다.

따뜻한동행은 전국 452개의 사회복지기관과 협력해 기부캠페인을 발굴하고 후원하는 실무를 맡고 있다. 기브어클락은 지역 거점을 기반으로 개인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기반 투명한 기부 플랫폼으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인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지역복지단체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대형복지단체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기부문화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소규모 복지단체들이 니즈에 맞는 플랫폼이 절실한 실정이다. 실제 국세청 홈택스와 한국가이드스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기부금의 99%가 상위 1%에 해당하는 대형기부단체의 몫이었다. 48%의 기부단체는 기부금 수익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브어클락을 통해 개개인이 자신의 주변의 지역 소규모단체들에 대한 관심을 높여 기부금이 균형있게 사용돼야 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지역 단위 생활형 지원사연 모여

기브어클락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부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의 위치확인서비스(GPS) 기능을 통해 기부자가 주변 어려운 이웃의 사연을 찾아 기부할 수 있다. 특히 기부라고 하면 거금을 내야할 것 같지만 최소기부액이 없어 누구나 여력이 닿는만큼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등록된 기부 사연들은 일반인들이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사연들이 대부분이다. 서울 구로구의 한 복지단체에서는 치료비나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한 장애인, 희귀난치병환자,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 사연을 내놨다. 특히 난치병과 싸우는 장애아동들이 되도록 어린 나이에 치료를 받아 병마를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에 캠페인 초점을 맞췄다.

경기도 시흥시의 한 복지단체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증장애인들은 대소변을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어 이불이나 의복을 수시로 빨아야 하는데 노후된 세탁기나 건조기 때문에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설을 찾는 자원봉사자나 후원자 발길이 끊어져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복지단체는 대리운전 일을 하던 가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일감이 급격히 줄면서 청소년 아들과 월 50만원으로 생활해야 하는 상황을 돕자는 사연을 접수했다.

■1만원 기부하면 3만4000원 사회적 효과

따뜻한동행이 기부의 실질적 사회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지난해에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신현상 교수와 함께 '사회성과 측정 연구'를 진행한 결과 기부금의 실질적 사회적 기여는 3.4배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자가 1만원을 기부하면 3만4000원에 달하는 사회적 지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뜻한동행 이광재 상임이사는 "기브어클락은 블록체인 기술과 위치기반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기부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복지사들의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따뜻한동행에서 기부자들이 1만원을 기부하면 사회적성과로 3.4배의 효과를 내서 3만4000원의 효과를 창출했는데, 기브어클락을 통해서는 지역기반, 복지단체의 업무 효율 향상으로 수혜자들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브어클락은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효용을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과기정통부·KISA의 지원사업 중 하나로, 전국민의 기부 참여를 목표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지급결제 서비스 업체 코페이와 블록체인 기술기업 코인플러그, 파이낸셜뉴스, 사회복지법인 따뜻한 동행, 결제서비스 기업 다날이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기브어클락은 누구나 다 아는 대형 기부단체가 아닌 지역의 소외된 기부단체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지역 기반 기부 서비스로 구현될 예정이다.
특히 해당 서비스는 국세청과 협업을 통해 기부영수증을 원스톱으로 발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함으로써 세금공제 절차도 간소화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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