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친환경 화이트바이오, 韓은 美보다 3년 이상 뒤처져

      2021.09.02 09:04   수정 : 2021.09.02 09: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화이트 바이오산업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의 관련 기술 수준은 미국보다 3년 이상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부의 국내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R&D) 예산 중 화이트바이오 비중이 3%가 채 안 되는 가운데 예산은 물론 인센티브 등 정책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이트 바이오산업이란 바이오(생명공학) 기술이 접목된 친환경 화학·에너지 산업으로, 기존 화학·에너지 산업의 소재를 바이오매스(식물, 미생물, 효소) 유래 물질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 기술경쟁력은 미국의 80% 수준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화이트 바이오산업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세계 화이트 바이오산업 시장 선점과 우리나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의 예산 및 정책지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화이트 바이오산업의 대표 제품인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의 분해 기간은 5년 이내로, 페트병(450년)이나 비닐(20년)과 비교해 폐기 후에 빠르게 분해된다.
또 석유 기반 제품 대비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도 절반 수준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화이트 바이오산업 관련 핵심 기술의 경쟁력은 미국 대비 각각 3~4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유럽연합(EU), 일본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며 미국의 경쟁력을 100으로 볼 때 78%~85%에 그친다.

화이트 바이오 기술 관련 특허 및 논문의 인용 건수로 산출한 영향력 지수도 낮은 편이다. 친환경 바이오 소재 기술의 경우 2013년~2017년 우리나라의 특허 영향력은 0.7에 그쳐 미국(2.0)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014년~2019년 논문 영향력(7.9)도 EU(10.3), 미국(10.2)에 비해 낮았다.


연평균 10% 성장 시장, 선진국들은 벌써 경쟁중

친환경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중시하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주요국들은 화이트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바이오프리퍼드(Biopreferred)' 프로그램을 통해 연방정부가 앞장서서 바이오매스 기반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는 바이오 인증제와 라벨을 도입하는 등 바이오 제품 사용 촉진 제도를 시행 중이다.

프랑스는 2020년 2월에 제정한 '순환경제를 위한 폐기물 방지법'에 기반해 204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활용 및 재사용 플라스틱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2022년에 2억유로(약 2692억원)를 투입하는 등 순환경제(Economie circulaire)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은 2019년 5월에 '플라스틱 자원순환 전략'을 수립하고, 2050년까지 중장기 바이오플라스틱 도입 로드맵을 마련했다. 2035년 폐플라스틱 재활용률 100%를 목표로 해양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화이트 바이오산업 활성화 전략(2020년 12월)' 등을 발표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형성 초기 단계로 불확실성이 높아 민간의 화이트 바이오 R&D에 대한 세제지원을 포함한 인센티브 설계와 제품의 실용화 및 사용 확대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년 뒤 가장 '핫'한 바이오 시장

바이오산업 전반에 대한 정부 R&D 투자 확대는 물론 화이트 바이오 분야의 지원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전경련은 주장했다. 올해 화이트 바이오 분야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는 전체 바이오 예산의 2.8% 수준인 831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화이트 바이오산업은 국가 친환경 경쟁력의 기반으로 중요성이 크지만, 기술 수준이 취약하고 R&D 불확실성이 높아 정부의 정책지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바이오와 화학 분야의 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화이트 바이오 신기술의 신속한 실용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국내시장 활성화 방안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어드로이트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화이트 바이오산업 시장은 연평균 10.1% 성장해 2019년 2378억달러(약 281조원)에서 2028년에는 약 5609억달러(약 66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세계 반도체 예상 매출액 규모인 5509억 달러(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 8월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 세계 바이오경제에서 화이트 바이오산업의 총부가가치 비중(39%)이 레드 바이오(의약·의료), 그린 바이오(식품·농업·자원) 분야를 제치고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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