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하루 10명꼴 백혈병 진단…접종으로 오인 소지 충분"
2021.09.02 17:04
수정 : 2021.09.02 17:53기사원문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권영미 기자,이형진 기자,김규빈 기자,강승지 기자 =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백혈병이 생겼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대한혈액학회 자문 결과를 들어 "근거가 없다"라는 입장을 2일 밝혔다.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한혈학학회 자문 결과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이 백혈병을 유발 또는 촉발한다는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24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50대 가장이 모더나 백신을 맞고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20일 만에 사망했다"는 글이 실렸다. 뒤이어 30대 태권도 관장, 30대 체육교사, 20대 군인, 60대 여성 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급성 백혈병을 판정받았다는 청원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해당 백혈병과 코로나19 백신은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문에 응한 대한혈액학회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단기간에 백혈병이 발생하는 것은 기존 이론과 일치하지 않으며, 백신과 백혈병과의 인과성도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내놨다.
항암제 등 약물로 인한 백혈병은 투약 이후 수년이 지난 뒤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매년 3500여명이 백혈병을 진단받고 있고, 60세 이후 발생이 증가하는 특성을 보인다.
다음은 김진선 대한혈액학회 학술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코로나19 백신과 백혈병 발병은 연관성이 없다는 것인가.
▶백혈병은 급성과 만성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에 발생한 백혈병은 주로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보고되고 있다.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하는 원인은 일부 유전적 소인과 벤젠 같은 발암물질, 항암제 등의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으나,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중에서 그 원인과 발생 기간에 대해 잘 알려진 항암제는 약에 노출된 지 수년이 지난 이후에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따라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수일 또는 수개월 이후에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
-연관성이 없다면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국내에서는 매년 3500명 정도가 백혈병으로 진단받는다. 급성골수성 백혈병만 놓고 봐도 매일 수명의 환자가 새롭게 진단받는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받은 것으로 오인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백혈병이 발생했다는 국외 사례가 있나.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한 이후 여러 가지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지만, 백신이 백혈병을 유발하거나 촉발한다는 외국 문헌 보고는 현재까지는 없었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같은 기존 백신도 백혈병을 포함한 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는 없다. 미국 과학학회에서 전문가들이 모여 백신 부작용을 보고한 자료를 보면 기존에 알려진 여러 가지 백신이 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는 없다.
오히려 미국에서 시행한 역학연구에서 소아 뇌수막염에 대한 예방접종 이후 소아 백혈병 빈도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된 연구가 있다. 이처럼 예방접종이 백혈병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현재까지는 없는 상황이다.
-매년 국내에서 발생하는 백혈병 환자는 몇 명인가.
▶매년 3500명 정도가 백혈병으로 진단받고 있다. 이는 하루에 10명꼴로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환자만 놓고 봐도 연간 1900명이 신규 백혈병 환자로 진단되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하루에 5명꼴이다. 백혈병 진단은 60세 이후에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방접종에 대한 당부사항이 있다면.
▶백신 접종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백신 접종에 의한 부작용 대부분은 조기진단이 이뤄지고 치료할 수 있다. 백신을 맞을 때 백혈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