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대피장소 아시나요" 일반국민 참여 높일 안전교육 절실

      2021.09.06 18:28   수정 : 2021.09.08 16:47기사원문
경주·포항지진 이후 우리의 지진안전 의식이 다시 느슨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대국민 지진안전 교육·훈련이 어려워진데다 경주지진 5년이 지나면서 지진에 대한 경각심도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진 대응은 국가 시설물의 내진 보강과 같은 하드웨어적 대책과 함께 지진 안전교육·훈련과 같은 소프트웨어 측면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 주도의 일방향적 안전교육·훈련이 아닌 국민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창의적이며 실효성 있는 지진 교육 프로그램,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각각 '지진대응 매뉴얼' 대수술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경주 지진 이후 국민 행동·대응 매뉴얼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맞춤형 지진안전 교육·훈련을 전개하는 등 재난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주·포항지진 당시 늑장 부실 대응으로 비판을 받은 것이 지진정책 전환의 계기였다. 행안부가 중심이 돼 지진 재난의 특성·대응을 분석하고 각 부처로 산재해있던 위기관리 매뉴얼을 정비한 점이 큰 성과로 꼽힌다. △지진·지진해일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 전면 개정(2019년) △지진·지진해일 위기징후 목록·감시방법 마련 △재난별 전개 양상 대응 보완 △안전취약계층 대피 방안 마련 △신속한 재난문자 제공 등이다. 매뉴얼 대수술과 함께 지진 대응 경험이 없었던 정부는 대응체계를 재정비했다. 국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앙사고수습본부 등 비상대응기구를 위기관리 매뉴얼(비상1·2·3단계로 일원화)과 일관되게 조정했다.



지난달 행안부는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등 14개 관계부처와 함께 복합재난 발생시 부처별 임무, 협력체계를 점검했다. 박병철 행안부 지진방재관리과장은 "행안부(중대본부장 행안부 장관)가 지진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지진(규모6.0)으로 인한 복합재난 상황을 가정해 국토교통부(도로·터널 붕괴), 교육부(학생 대피 등) 등 기관별 임무·역할, 재난사태 선포 등 대응 체계를 매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즉각 대피할 수 있는 시설도 확충했다. 8월말 기준 △지진 옥외대피장소 1만383개소 △지진해일 긴급대피장소 640개소를 지정했다.

■경각심 다시 느슨…지속적 교육 중요

경주지진(2016년 9월12일) 이전까지 전국 단위의 대국민 지진 교육·훈련은 없었다. 지진 안전에 정부나 국민 모두 무관심했던 것이다. 그러다 규모 5.8의 경주지진 이후 정부는 2018년부터 매년 10억원 규모의 지진 안전 교육·홍보 예산을 편성, 집행하고 있다.

이 재원을 갖고 행안부는 나이·대상에 맞는 맞춤형 지진대응 교육을 진행 중이다. 유아·아동·청소년·성인·어르신·장애아동용으로 구분해 생애주기별 지진 행동요령 교육 교재를 개발, 보급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어린이 등 안전취약 계층에 대한 특화된 지진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장애인과 교사가 있는 특수학교로 '찾아가는 지진교육'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노력에도 지진 안전캠페인 등에 대한 국민들의 참여율은 저조하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거주지내 지진대피장소를 알고 있는 경우도 많지 않다. 정부 주도의 일방향적 교육·훈련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백민호 강원대 재난관리공학전공 교수는 "'잊어버릴 때쯤 재난은 찾아온다'는 말처럼 경주지진 이후 우리가 얻은 교훈을 잊지않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국민 일상·의식에 녹아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적 대응(지진대응 훈련·교육 등 대국민 캠페인 등)에서 모바일·앱, 디지털정부 시스템 등을 활용하는 등 적극적이며 창의적인 한국형 지진 교육·홍보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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