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대기업 0곳… 흔들리는 '제2도시'

      2021.09.06 18:46   수정 : 2021.09.06 18:46기사원문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전국적 위상 추락이 심상찮다. 수도권에 비해 지역 대표기업들의 첨단 신성장산업 비중이 현저히 낮아 지역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급하지만 막상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장인화)는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신용평가사 등의 기업정보를 토대로 한 '2020년도 매출액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기업 현황'에 대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기업은 29개사로 2019년 34개사와 비교, 새로 진입한 기업은 5개사에 그친 반면 탈락한 기업은 무려 10개사에 달했다.

부산기업 수는 2002년 매출액 1000대 기업 조사를 실시한 이후 처음으로 30개 밑으로 떨어졌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08년 55개사와 비교하면 불과 10여년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 지역기업의 위상 추락 정도가 매우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10여년간 지역 내 부동의 매출 1위 기업으로 지난해(94위) 유일하게 전국매출 100대 기업으로 자리한 르노삼성차마저 'XM3' 수출물량 추가 확보 실패와 임단협 갈등 장기화 등의 악재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전국매출 순위 118위로 밀려났다.

이로써 전국매출 순위 100대 기업 명단에 부산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지역경제계에 전해질 심리적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1000대 기업 명단에 든 부산기업 29개사의 총매출액도 27조9280억원으로 2019년 34개 기업의 총매출액 31조7845억원 대비 무려 12.1%나 감소해 전국 대도시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국 1000대 기업 전체 매출 비중 역시 1.2%에 그쳤는데 이는 서울(1449조978억원)의 1.9%, 인천(56조1597억원)의 50%, 경남(46조2163억원)의 60% 수준으로 대한민국 제2 도시의 위상에 맞지 않는 부산기업의 초라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부산 대표기업들의 외형이 이처럼 눈에 띄게 줄어든 데는 2019년 대비 업체 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29개 기업이 대체로 지난해 코로나19와 경기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은 조선, 자동차, 철강, 신발·고무 등 경기부진 업종에 많이 포진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20년 1000대 기업에서 탈락한 기업은 부산롯데호텔을 비롯해 동아지질, 태웅, 화승네트웍스 등 10개 기업이다. 특히 부산롯데호텔은 코로나19의 직접적 영향으로 면세부문 매출이 급감하면서 자료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0대 기업에서 탈락했다.


신규 진입기업은 지난해 친환경 이슈로 매출액이 증가한 파나시아(선박용 탈황장비)와 동성화인텍(선박용 LNG 연료탱크), 태광후지킨(수소탱크용 밸브) 등 제조업 3곳과 분양실적이 반영된 두동도시개발과 협성르네상스 2곳뿐이다.

부산 매출순위 10위권 내 지역 대표기업 중 2019년과 비교해 전국 매출순위가 상승한 기업은 한진중공업(234위→229위), 하이투자증권(373위→234위), 디지비생명보험(355위→345위), 에스엠상선(441위→372위), 현대글로벌서비스(463→392위) 등이었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한 관계자는 "지역기업의 매출 규모와 부가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산업구조 개편과 신성장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실행계획의 추진이 시급하다"면서 "아울러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려 줄 수 있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유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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