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연대 머뭇...日고노, 이시바의 손을 선뜻 못잡는 이유

      2021.09.08 14:41   수정 : 2021.09.08 14:47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헨진(變人·괴짜)은 헨진의 손을 잡을 것인가.'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유력 주자로 급부상한 고로 다로 행정개혁상과 대중적 인기로는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일본 정가에서 괴짜라는 뜻의 '헨진'으로 불린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일부 분야에서 '아베 계승' 색채를 띄우며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접근하고 있는 마당인데, '헨진' 이시바 전 간사장이 출마를 포기하고 고노 행정개혁상을 지원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이틀이 지난 8일 현재까지도 고노 행정개혁상은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두 사람간 연대는 적어도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봐서는 겉도는 양상이다.

고노 행정개혁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연대에 대해 "이시바 씨에게 물어보세요. 이시바 씨의 말을 내게 물으면 답할 도리가 없다"고 일축했다. 두 사람간 연대는 2A로 불리는 '아베 신조·아소 다로'의 기득권 정치를 깰 기회로 여겨지나, 고노 행정개혁상이 응답을 못하는 이유는 뭘까. 괴짜 연대가 결성되기 까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이에 대해 고노 행정개혁상이 이시바 전 간사장이 지원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면서 "복잡한 입장에 놓여있다"고 보도했다.

고노 담당상은 당내 2위 파벌인 아소파 소속이다. 아베 전 총리의 맹우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파벌의 수장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민당 내에서 반(反)아베의 선봉장에 서 있는 인물이다. 과거 아소 부총리 끌어내리기도 시도한 바 있어, 이시바와 아소의 관계도 좋지 않다. 그런 그와 손을 잡는다는 것은 아소파, 나아가 아베 전 총리가 속한 호소다파까지 등을 돌리게 할 수 있는 재료다. 아베 전 총리는 현직에 있을 때 틈틈이 도전해 오는 이시바 전 간사장을 '끔찍이도' 싫어했다고 한다.

'고노 대세론'이 굳어진다면야, 파벌의 냉대에도 해봄직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지만, 아직은 대세가 아니다. 당원·당우 지지도에서 열세에 놓인 것으로 보이는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국회의원 표심 잡기에 혈안이다. 이번 선거에서 파벌의 영향력이 약화됐다고는 하나,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체 총 766표 가운데 절반은 자민당 국회의원(중의원, 참의원)표다.

두 사람간 연대는 올 가을 중의원(국회의원)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할 있는 재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나 아베·아소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가 내각의 한 각료는 요미우리에 "고노와 이시바의 제휴는 나쁜 화학 반응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고노 행정개혁상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아직까지 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은 아소 부총리부터 설득하는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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