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도 배출가스 허위·과장광고" 공정위, 광고법 위반 혐의 결론
2021.09.09 17:00
수정 : 2021.09.09 18:29기사원문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벤츠코리아 측에 발송하고 전원회의에 안건을 상정했다.
앞서 8일 공정위는 '기준치 이내의 가스를 배출하고 있다'며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것처럼 허위로 소비자들을 기만한 AVK와 FCA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10억6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들 회사는 자신들이 제조·판매하는 경유 승용차 보닛 내부에 "본 차량은 대기환경보전법의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됐다고 표시했다. 벤츠코리아 역시 벤츠 C200, GLE 등 경유차 12종을 판매하면서 유로6 기준을 이미 만족하는 것처럼 광고했다.
그러나 실제로 판매돼 주행되는 차들은 환경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채 유해물질을 배출해냈다. AVK 등 이들 업체는 배출가스를 통제하는 전자제어장치(ECU)에 이중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인증시험 모드를 통과한 것이다.
벤츠코리아의 경유차 12종 역시 차량 주행 시작 후 운행 기간이 증가하면 질소산화물 환원촉매 요소수 사용량이 감소하거나,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가동률을 저감하는 방식으로 조작했다. 실도로 주행 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실내 인증기준 0.08g/㎞의 최대 13배 이상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표시 광고가 일반 소비자로 하여금 이 사건 차량이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됐다는 인상을 형성했다고 봤다.
벤츠코리아의 제재 결과가 나올 경우 AVK·FCA가 받은 과징금보다 훨씬 규모가 클 예정이다. 공정위의 과징금 규모는 매출액에 비례해 결정되는데 벤츠의 매출액이 월등히 크기 때문이다.
앞서 배출가스를 조작한 대기환경법 위반으로 벤츠코리아는 환경부로부터 과징금 776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당시 벤츠가 판매한 배출가스 조작 차량의 수는 3만7154대에 달했다. 아우디는 1만대가량, 당시 벤츠와 함께 제재를 받았던 닛산은 2300대, 포르쉐는 930대 정도에 불과했다. 공정위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AVK·FCA 등과 따로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곧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전원회의를 열고 고발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