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마켓워치]이베스트조합-산은, 결국 WCP 소송전

      2021.09.10 08:40   수정 : 2021.09.10 08: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과 KDB산업은행이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 '더블유씨피(WCP)' 지분 매매 계약을 두고 결국 소송전을 벌인다. 계약 불이행에 막대한 기회비용을 상실하게 되서다. 이미 법원은 산업은행의 WCP CB(전환사채) 처분 행위 금지 등이 골자인 조합측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상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은 전날 조합원 총회를 통해 산업은행에 법적대응키로 결정했다. WCP 지분 매도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이다.
이날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와 계약을 체결, 법적 절차를 밟기로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고홍석 부장판사)는 이베스트조합의 전환사채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은 이유가 있다며 산업은행이 양도, 질권설정 기타 일체의 처분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베스트조합은 지난 7월 8일 산업은행과 약 800억원 규모의 WCP CB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60억원의 계약금을 입금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WCP의 우선매수권 행사를 이유로 거래 종결일 이틀을 앞두고 계약 해지를 요구한 바 있다.

양사의 상호 합의한 계약 내용에 따르면 우선매수권 미행사 조건은 매도인의 선행 조건이 아니므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에 상관 없이 매도인의 채권 인도 의무는 지속된다.

산업은행의 계약 불이행에 조합의 막대한 기회비용 상실도 예상된다.

조합은 WCP 기업가치(EV) 1조5000억원 이하에서 산업은행의 지분을 매입키로 계약했다. 거래 종결 예정일 후 1.5개월도 안되서 WCP 지분은 기업가치 2조3000억원에 거래됐다. 기업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조합이 상실한 기회비용은 45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WCP는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4조원 이상도 기대된다. 이를 고려한 조합의 상장 후 지분 매도시 기대 매매차익만 약 2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WCP가 산업은행과 이베스트조합이 맺은 계약 금액 그대로 채권을 매수할 수 있는 대상자로 지정한 곳은 키움캐피탈이 업무집행조합원(GP)인 신기술조합이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노앤파트너스는 엔피성장제6호사모투자 합자회사, 씨에스에스에프 투자조합 및 2019 피씨씨 소재부품 투자조합이 보유한 CB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보통주 전환 시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노앤파트너스측은 투자를 통해 32% 가량 지분을 보유해왔다.

노앤파트너스가 보유한 WCP CB는 △DS자산운용 700억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한양증권 300억원 △삼성증권-한화투자증권 880억원 △글로벌원자산운용-하랑기술투자 123억원 등 기관이 투자키로 했다.

WCP는 2005년 일본 W-SCOPE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다. 전기차용 2차전지 소재인 분리막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독자적인 고분자 필름 제조기술을 토대로 제품 개발에 성공해 시장에서 높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소재다. 2차전지의 폭발을 막아준다. 분리막은 2차전지 총 원가의 15~20%다. 국내 시장 주도 사업자는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다.

한편, 일본 W-SCOPE 최대주주엔 머스트자산운용이 올라섰다. 일본 전자공시시스템 에디넷(EDINET)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의 지분율은 9.1%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최원근 WCP 대표의 지분율은 7.93%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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