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장소 없이 ‘하자’…16살 성폭행한 줄넘기 코치
2021.09.11 06:00
수정 : 2021.09.12 13: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6살 미성년자 줄넘기 국가대표 선수가 20대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아이가 이 지옥에서 벗어 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16살 어린 조카가 삶의 끈을 놓지 않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있다.
지난 7일 게시된 이 글은 이날 현재 3만15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소속팀 코치에게 지속해서 성폭행을 당했으니 처벌해 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지난달 접수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청원인은 자신을 이 사건 피해자의 고모라고 소개한 뒤 “두 눈망울 가득 꿈을 안고, 국가대표 하나만을 바라보고 열심히 운동만 한 아이에게 코치는 자신의 권력을 남용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카에게 자신의 집에서 합숙하라고 요청하고, (부모에겐) 다른 선수들도 함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까지 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싫다고 하는 아이에게 (코치는) 부모에게 알리면 줄넘기를 못 하게 하겠다고 했다”며 “1년 동안 아이를 하루에도 몇 번씩 수차례 성폭행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온갖 협박과 괴롭힘으로 아이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이미 피폐해졌다”며 “자신의 꿈인 줄넘기도 포기하고, 아이 앞에 새겨진 성폭행 피해자라는 주홍글씨마저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경찰 수사 중 가해자가 무조건적인 발뺌과 협박을 한다고 주장하며 “안하무인으로 일관되게 행동하는 성폭행범에게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받아야 한다는 걸 똑똑히 알려 줄 수 있도록 제발 꼭 처벌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직접 만난 조카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그냥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걸 그랬어요’ ‘다 제 잘못이예요’라는 조카의 말에 저는 그저 괜찮아, 다 잘 될꺼야! 라는 말 밖에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16살 A양은 지난달 28일 코치 B(26)씨에게 1년 넘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과 가족 등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 1월 한 대학에서 훈련하게 됐다. B씨는 자신의 연립주택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자며 합숙을 권유했다. 합숙이 시작된 지 몇 달 후 성폭행을 당했다는 게 A양 주장이다.
A양은 자필 진술서에서 “운동 중간에 (코치가) 계속 ‘하자’라고 (말했고) 제가 알겠다고 대답하지 않으면 운동이 끝날 때까지 성관계를 요구했다”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듣기 힘든 욕설이나 막말을 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제게 (성관계를) 하자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섭고 힘들고 괴로웠지만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사람을 꼭 더 많이 처벌해 달라”고 적었다. 코치 B씨는 성폭행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A양 휴대전화에서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