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소형 바이오주, 바닥 없는 추락

      2021.09.12 18:16   수정 : 2021.09.12 18:19기사원문
미국 중소형 바이오기업 주가가 잇따라 휘청이고 있다. 등락제한폭이 '무제한'인 미국 증시 특성상 중대한 악재는 주가를 단기간에 회복이 어려운 수준까지 끌어내릴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나스닥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휴머니젠 주가는 전날보다 13.68%(1.09달러) 급락한 6.88달러에 마감됐다.

지난 2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한 끝에 주가는 상장 후 이틀 연속 최저점을 경신했다.

휴머니젠 주가 급락은 지난 9일 미 식품의약국(FDA)이 휴머니젠의 코로나19 치료제 '렌질루맙'에 대한 긴급사용승인(EUA) 요청을 거부하면서 본격화됐다.
앞서 휴머니젠은 지난 5월 말 후기 임상 데이터를 인용해 렌질루맙 EUA를 신청했었다.

EUA 심사 탈락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가는 전날보다 47.25%(7.14달러) 하락, 이날 미국 증시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월 19일 23.83달러까지 이르렀던 주가는 최고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내투자자들의 손실도 불가피해졌다. 국내투자자들은 지난해 9월 18일 휴머니젠이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하자 직후 한 달간 휴머니젠 주식 2037만달러(약 23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국내 증시에선 '휴머니젠 관련주'로 묶인 케이피엠테크, 텔콘RF제약으로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두 회사는 렌질루맙 국내 판권을 공동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휴머니젠 지분을 각각 0.77%씩 보유 중이다.

특히 케이피엠테크 주가는 휴머니젠 상장일 전후 9거래일간 개인이 약 234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350% 폭등했다. 당시 주가는 52주 최고가(6360원)를 경신했으나 하향세를 기록하다 지난 9일엔 하락제한폭(29.92%)까지 떨어졌다. 10일 기준 주가는 1715원에 그쳤다.

한편 바이오젠 외에도 미 증시 내 중소형 바이오주들은 잇단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미 증시에서 전날보다 20% 이상 하락한 기업 7곳 중 5곳이 모두 바이오주였다. 메르사나 테라퓨틱스(-39.12%), 아펠리스 파머수티컬스(-37.19%) 등이었다.

염증성 피부질환 전문 개발사 포르테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지난 2일 아토피 피부염 치료약 FB-401이 임상 2상에 실패하면서 하루 만에 전날 대비 82.3% 폭락했다.

FB-401은 회사의 유일한 신약후보물질이었지만 회사가 해당 신약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나흘 연속 하락, 4.04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10일엔 전날보다 1.73% 오르며 겨우 반등했지만 이달 초 30달러에 육박했던 주가는 불과 열흘 만에 5분의 1 수준이 됐다.

주요 경영진도 보유주식을 처분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포르테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CEO) 폴 와그너 박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안토니 라일리가 지난 7일 각각 보유주식 100만주, 2만5000주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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