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71년만에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건립

      2021.09.13 14:44   수정 : 2021.09.13 14: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 폭격으로 희생된 월미도 원주민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가 71년 만에 건립된다.

인천시는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을 다음달 5일 월미공원에서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그 동안 인천상륙작전 발생 71년이 지나도록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국방부나 정부 차원의 위령비가 세워지지 않았으며 위령제도 지내지 않았다.

희생자 가족들이 위령제만 지낼 뿐이었다.

월미도 폭격은 인천상륙작전 직전 북한군의 방어망을 파괴하기 위기 위해 유엔군 소속 미군이 월미도 월미공원 일대에 가한 폭격이다.

2008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여 사건의 실체를 확인했다. 월미도 폭격 피해자는 100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상규명을 벌여 신원을 확인한 10명만을 피해자로 인정했다.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는 넓이 2.8m, 높이 2.1m 규모로 월미공원 전통마당에 건립된다.


위령비에는 “유엔군 소속 미군 폭격으로 인해서 월미도에서 원주민들이 피해를 봤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그 넋을 기리기 위해 위령비를 건립하게 됐다”는 비문과 함께 피해자 신원이 확인된 10명의 이름이 새겨진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00명은 이름 대신 ‘그 외 100명’으로 인원만 등재됐다.

시와 월미도귀향대책위원회는 당초 오는 28일 위령비 제막식을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4단계로 행사 개최가 어려워 10월 5일로 1주일 연기했다.

위령비 제막식에는 별도의 원주민 희생자 위령제 없이 위령비 제막 행사만 진행된다. 월미도귀향대책위원회는 이후 어린이 글짓기 행사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의 진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인천시는 2019년 관련 조례를 제정해 지난해 6월부터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23명에게 매월 25만원씩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위령비를 건립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
앞으로도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들의 생활안정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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