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시행한 8월 금통위...성장률전망·금융불균형 논쟁
2021.09.14 16:55
수정 : 2021.09.14 16: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으로 인한 금융불균형 완화 효과를 두고 찬반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이후 성장률 추이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1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 8월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이날 금통위원들은 금리인상의 주요 배경이 된 금융불균형에 대해 의견이 대립됐다.
반면 다른 위원은 "실물경제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현 금융경제 여건 하에서는 금융불균형 축소를 통해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줄여나가는 편익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은은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해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그러나 금리인상을 반대한 위원은 "지난 6~7년간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우려할 만한 현상이지만 기준금리의 미세조정으로 주택가격의 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통화정책 본연의 목표는 경기와 물가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것으로서 그 유효성이 역사적으로 입증됐지만, 주택시장 안정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도 했다.
금융불균형 완화가 경기안정 및 물가안정 목표와 충돌하는 경우에 대한 우려가 나온 가운데 성장률과 관련한 견해도 갈렸다.
금리인상에 찬성한 일부 금통위원은 "향후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도 점차 개선되면서 양호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단기간 내 해소되긴 어렵겠지만 광범위한 백신 접종으로 주요국의 경제활동 정상화 흐름이 이어지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청장년층에 대한 백신 접종이 크게 확대되면서 대면소비 등에 대한 경제활동 제한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금리동결을 주장한 위원은 "코로나19 델타변이의 확산으로 상반기 예상보다 내수 회복세가 지체되고 있다"며 "한은 조사국의 전망대로 수출과 제조업 생산 위주로 4% 성장이 실현되더라도 올해의 국내총생산(GDP)는 코로나 발생 이전 2019년 GDP를 3%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며, 민간소비는 2019년 수준에 2% 이상 미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수출 호조로 제조업은 지난해 비해 7%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지만, 제조업 고용의 구조적 감소추세는 반전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자는 소수의견은 1명 나왔다. 그는 실업률과 물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실업률이 하락했지만 구직단념자, 일시휴직자 등을 포괄하는 확장실업률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높은 상태로 유휴노동력 수준이 여전히 높은 편이어서 고용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통계를 확인할 수 없지만 8월과 9월에는 대면서비스업에서 매출 축소와 고용부진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한은 전망대로 2% 내외로 오르더라도 2019년과 2020년의 상승률이 각각 0.4%, 0.5%에 불과했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2% 정도에 그칠 전망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기존 0.50%에서 0.25%p 상승한 0.75%로 인상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