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는 여성 알몸사진 올려도 OK?..페이스북 이상한 차별

      2021.09.15 07:19   수정 : 2021.09.15 07:36기사원문

페이스북이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의 계정을 ‘화이트 리스트’로 별도 관리하며 콘텐츠 심의 등에 특혜를 제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정치인, 연예인, 운동선수, 언론인 등 유명 인사들이 게시한 콘텐츠에 대해 검열 면제와 보호 등의 혜택을 주는 ‘크로스체크’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게시할 수 없는 포스트’ 가이드라인의 일환으로 괴롭힘, 성적 착취, 혐오 발언 등이 담긴 게시물이 자체 시스템에 감지될 경우 별도의 경고 없이 삭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VIP의 경우 시스템이 이를 감지해도 곧장 삭제되지 않고 숙련된 직원들로 구성된 팀의 재검토를 거친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자신의 게시물이 삭제돼도 어떤 규정에 어긋났는지 알 길이 없지만 이들에게는 일종의 혜택을 주는 셈이다.

WSJ는 “화이트 리스트 대상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 브라질 축구스타 네이마르 등 지난해 기준 58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며 “당사자들 대부분은 자신이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했다.

WSJ는 브라질 축구선수 네이마르를 일례로 들었다. 그는 2019년 한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하자 자신의 ‘결백’을 증명한다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여성의 실명과 알몸 사진을 올렸다.


이 경우 게시물이 즉시 삭제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해당 게시물은 하루 동안 노출되고 뒤늦게 삭제가 이뤄졌다. 그사이 전 세계 5600만명의 이용자가 이를 봤고 네이마르 계정에 대한 정지 조치도 없었다.

WSJ는 “페이스북이 사업 초기 유명인의 게시물을 건드릴 경우 회사에 나쁜 결과가 초래될 것을 우려해 크로스체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앤디 스톤 대변인은 관련 사실을 인정하며 “크로스체크에 대한 비판은 타당한 것이며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반인들이 올린 것보다) 좀더 많이 고려해야 할 콘텐츠를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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