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죽노" 남편 칫솔에 락스 뿌린 40대 집행유예

      2021.09.19 09:00   수정 : 2021.09.19 13:23기사원문

"남편이 조기에 눈치채지 못했다면 중한 상해를 입을 수 있었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제3-3형사항소부(성경희 부장판사)는 특수상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6)의 지난 14일 항소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A씨는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남편이 사용하는 칫솔 등에 락스를 15차례에 걸쳐 분사해 상해를 가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남편 B씨(46)와 잦은 부부싸움을 하던 끝에 피해자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하지만 B씨가 이를 거부하자 B씨가 사용하는 칫솔, 혀 클리너, 세안 브러쉬 등에 락스를 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위장 등의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B씨는 지난해 1월 건강검진을 통해 위염, 식도염 진단을 받았다.


B씨는 자신이 사용하는 칫솔에서 락스 냄새가 나는 것을 눈치 채고 칫솔 등의 방향을 맞춰놓고 출근했다가 퇴근 후 위치가 바뀌어 있자 녹음기와 카메라를 설치했다.

녹음기 등에는 화장실에서 무언가를 분사하는 소리와 함께, '왜 안 죽노', '락스물에 진짜 쳐 담그고 싶다', '몇 달을 지켜봐야 되지' 등 혼잣말하는 소리가 녹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범행의 죄질 또한 불량하다.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부인한 적도 있다"며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뒤늦게나마 반성한 점, 재범의 우려가 낮은 점,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감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뒤늦게나마 반성한 점, 재범의 우려가 낮은 점,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밝힌 바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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