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신경병증·당뇨발, 방치하면 족부괴사·하지절단 초래
2021.09.20 09:22
수정 : 2021.09.20 09: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당뇨병은 질환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심각한 질환이다. 인슐린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에너지의 주원료인 포도당이 세포 안에 들어가지 못해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이로 인해 여러 합병증이 초래된다. 큰 혈관과 작은 혈관, 신경이 동시에 망가지는 전신적인 고위험 질환으로 증후가 나타나면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제1형과 제2형 당뇨병 모두 합병증 유발 확률이 약 60%에 이를 정도로 높아 일상생활에서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신경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이 막히게 되고 대사 이상과 관련된 여러 독성 대사물질이 축적돼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게 이 질환의 핵심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그 연장선상에 있는 당뇨발(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처음에는 감각이상·저림증상·찌릿함·화끈거림·무감각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마치 스폰지를 밟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또는 모래알을 밟고 있는 느낌이 든다. 또 발 또는 발가락 등에 상처가 났을 때 잘 아물지 않아 궤양이 발생하고 괴사가 될 수 있으며 자칫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
발끝에서 시작된 감각이상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위로 올라오면서 무릎 부위까지 번지고 더 심해질 경우 다리를 비롯한 양쪽 손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당뇨신경병증 증상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탓에 당뇨병 환자라면 스스로 신체 상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발생하고 지속될 경우 곧바로 치료를 시행해야 함에도 대부분의 환자들이 정확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행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위험한 질환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혈당만 원활하게 조절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의 증상 관리 상태에 따라 호전 속도가 달라질 수 있고, 제 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오랜 치료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어 지속적인 혈당관리, 정기검진,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당뇨발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고 유병기간이 길며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에게서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특히 발은 신체 중에서도 가장 하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발 주변부의 혈관 및 신경부터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발 감각신경에 이상이 발생해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고 반복적인 외상이 있어도 인지할 수 없어 손상 속도가 더 빨라지는 덫에 걸리기 쉽다.
조기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으로는 혈당을 관리하고,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최근엔 병변이 생긴 발 세포에 활기를 넣어주는 전기자극치료가 시도돼 톡톡한 효과를 내고 있다.
전기자극치료 중 주목받는 호아타요법은 환부 세포에 고전압 미세전류를 흘려 보내 세포에 부족한 전기에너지(음전하)를 공급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킨다. 말초혈관과 신경 주변이 전기로 자극을 받으면 세포가 건강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신경이 회복되는 원리다. 이 때 세포 사이에 쌓인 찌꺼기가 녹아나와 배출됨으로써 세포 재생이 촉진되고 더불어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온다.
이 때 고주파 에너지 파동을 이용한 체외충격파 치료를 병행하면 보다 효과적인 신경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이미 오십견과 석회성건염 등의 치료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법이다.
심영기 원장은 "당뇨병 환자는 항상 발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하며 발에 상처 또는 궤양이 발생했을 경우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전기자극 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아 혈액순환 개선 및 세포 재생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며 "조기에 치료할수록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고 하지절단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