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헝다 파산, 장기적으로는 긍정적...글로벌 충격은 아냐
2021.09.23 13:31
수정 : 2021.09.23 13: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 헝다그룹이 실제로 파산할 경우 단기적으로 악재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투자시장 전체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헝다가 파산하더라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사인 미국 핌코의 크리스티안 스트랙 국제 신용조사대표는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헝다 사태 이후 중국 시장을 전망했다.
중국 안팎에서는 지난 7월부터 매출액 기준 중국 2위 부동산개발기업인 헝다그룹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경고가 쏟아졌다. 문어발식 확장을 일삼았던 헝다그룹의 부채는 1조9500억위안(약 357조원)에 달해 핀란드 국내총생산(약 355조원)보다 많다. 헝다그룹은 23일까지 1413억원의 이자를 갚아야 하며 29일까지 추가로 562억원을 내야 한다. 올해 안에 갚아야 하는 금액만 50조원에 달한다. 헝다는 22일 성명에서 일단 23일 이자는 제때 갚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대기업 길들이기’에 한창인 중국 정부가 헝다의 파산을 방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P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은행권은 큰 혼란 없이 이를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씨티그룹 또한 “헝다가 리먼 사태를 일으킨다고 보지 않으며 당국이 시스템 위기를 방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헝다 문제에 대해 “미국이 직접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헝다 파산의 여파가 중국 내부에서 봉합되더라도 국제 투자시장에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남아있다. 파월은 “중국의 대형 은행들이 크게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겠지만 전 세계 신용 경로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헝다가 발행한 달러 채권은 266억달러(약 32조원) 규모로 주로 블랙록과 아문디, 피델리티 등 국제 자산운용사들이 상당 부분을 쥐고 있다. 다국적 투자사 알리안츠는 투자자 보고서에서 헝다그룹에 대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그대로지만 더 큰 규모의 영향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