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신청 폭주한 국민지원금… 지급대상 90% 넘을 수도
2021.09.23 18:33
수정 : 2021.09.23 18:33기사원문
■"나는 왜"… 이의신청 늘자 與 "90%까지 확대하면 좋겠다"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누적된 국민지원금 이의신청 건수는 30만8444건으로 폭주하고 있다. 사유는 건보료 조정이 12만7734건으로 전체의 41.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가구구성 변경이 10만8285건(35.1%)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 같은 이의신청은 정부가 정한 88% 기준에서 제외된 국민들의 불만이 폭증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씨(31)는 "처음 대상자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을 땐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 오히려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에서 거주하는 하모씨(32) 역시 "집도 차도 없는 내가 12%에 속했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었는데, 지자체에서라도 준다고 하니 이것만큼은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상위 12% 국민에게도 지원금을 주겠다는 지자체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어 불만은 고조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경기도는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소득 상위 12%의 도민에게도 지역화폐와 카드 등으로 1인당 25만원씩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충남도에서는 논산·계룡·서산 등 15개 시·군 가운데 14개 시·군이, 강원도에서도 삼척·정선·철원·화천·양구·인제 등이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전북 정읍시도 정부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시민에게 25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이의신청 모두 받아도… 89% 확대도 쉽지 않을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정에서도 기준을 확대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이 쏟아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지원금 이의신청이 늘어나자 "경계선상에 있는 경우 최대한 구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 역시 "최대한 이의신청에 대해 구제하는 방안을 당도 정부도 검토하고 있다"며 "88%보다는 조금 더 상향,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아 90% 정도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이의신청을 많이 받아들여도 소득하위 90%까지 확대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만약 90%로 지급률을 높일 경우 국민 2%에 해당하는 약 46만가구가 지급대상에 포함된다. 가구당 평균 가구원을 2명으로만 계산해도 약 100만명이 추가로 지원금을 받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약 40만건의 이의신청이 들어왔었는데, 올해는 가구 기준이 아니라 개인 기준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10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의신청을 할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이의신청이 30만건 정도 되는데 가구 기준과 관련한 이의신청이 적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건수 자체는 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라도 지급기준 범위가 확대되려면 이 모든 이의신청이 전부 인용돼야 하는데 그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준 확대 이야기는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다보면 90%까지 늘 수도 있다는 것인데, 기준 자체를 바꾸는 일은 전혀 없을뿐더러 1%도 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