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만 있나? 우리도 문 연다

      2021.09.25 06:01   수정 : 2021.09.25 06:01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미국령 괌, 가깝고 코로나19 상황 안정돼 주목
태국 푸깻·베트남 푸꾸옥·인니 발리 등 여행 재개
인기 관광지·섬…방역 선진국 백신 접종 완료자 한정

태국 푸껫 (태국관광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모두투어가 18일 특별기를 이용해 미국령 괌에 단체 여행객을 보냈다. 추석 5일 황금연휴를 알차게 쓰는 4박5일 여행 상품이다. 60여 명이 함께 갔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국내 단일 여행사가 추진한 대규모 단체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두투어는 13일 자체 애플리케이션에서 출시한 '7박8일 사이판' 여행 상품도 이틀 만에 완판했다.
연말까지 1300명을 보낸다.

코로나19 수렁에 빠진 해외여행 업계가 추석을 딛고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면서 해외여행 심리가 다시 조금씩 회복하는 데 따라서다.

최근 국내 접종 완료율은 40% 초반대에 그쳤다. 그러나 1차 접종률이 70%대로 올라선 만큼 10월 말에는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해외여행을 한 뒤 귀국하면 2주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접종 미 완료자와 달리 완료자는 '수동 감시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가 면제된다.

국가적인 위상도 4차 대유행 한복판에 있긴 해도 접종 완료율이 높아지면 저위험 국가로 분류돼 한국인에게 문을 여는 나라가 더욱더 늘어난다.

그만큼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는 셈이다.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 해변 (마리아나관광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가운데 한국인이 코로나19 팬더믹 이전에 즐겨 찾던 주요 해외 관광지도 서서히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최근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 주도이자 대표 관광지인 사이판이 한국의 유일한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s) 지역이라는 장점과 마리아나관광청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최고 인기 해외 관광지로 떠올랐다.

추석 연휴 첫날인 18일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토요일마다 수십 명씩 사이판으로 향한다. 마리아나관광청은 한국인 4000여 명이 여행을 예약한 상태라고 밝혔다.

인기가 이처럼 높지만, 올해 안에 더 많은 한국인이 사이판을 찾기는 힘들 듯하다. 항공편, 숙박 시설 등 한계 탓이다.

여행사들은 간신히 되살아난 해외여행 심리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여행 상품 개발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나라별, 지역별 코로나19 상황이 다 달라 상품을 준비하기 쉽지 않다.

그나마 태평양의 괌이 미국령답게 현지인 백신 접종률도 높고, 코로나19 상황도 안정돼 주목받고 있다. 비행 시간도 사이판과 마찬가지로 4시간대에 불과하다.

괌은 접종 완료자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 '음성'을 받으면 자가 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다. 사이판과 달리 호텔에서 며칠 머물지 않아도 된다. 단, 미 완료자는 식당, 바, 체육관 등 실내 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다만 국내 해외여행객은 대부분 완료자라 큰 문제가 아니다.

미국령 괌 (모두투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괌이 최소한 올해 말까지 사이판을 위협하는 해외여행지로 떠오를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것이 여행업계 중론이다.

마리아나관광청은 연말까지 항공사, 호텔 등을 통 크게 지원하고, 관광객에게도 각종 혜택을 줘 한국인을 사이판으로 이끌고 있다. 그러나 괌관광청은 마리아나관광청처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탓인지 모두투어 괌 4박5일 상품은 인당 80만원대로 39만9000원인 사이판 7박8일 상품보다 여행일 수가 적지만, 두 배 넘게 비쌌다. 그럼에도 흥행한 것은 해외여행에 목이 마른 한국인이 정말 많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멀고 비용도 많이 드는 미국(하와이 포함), 유럽 등은 그렇다고 해도 '3대 인기 해외 여행지'에는 연내에 갈 수 있을까.

태국 푸껫 (태국관광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동남아, 중국 등 인접 지역이 해당한다.

이들 중 일본,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행길이 사실상 막혀버렸다.

남은 곳은 동남아다. 대부분 방역 상황이 안 좋은데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인기 3개국도 마찬가지다. 방역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은 빗장을 닫았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이 중 태국이 먼저 움직였다. 관광이 주요 수입원인 나라이니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다.

태국은 인기 관광지이면서 통제가 가능한 섬 지역인 푸껫과 꼬 사무이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 중이다. 태국 정부가 인정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한국 등 저·중위험 국가 출신 관광객에게 자가 격리를 면제하는 프로그램이다. 7월1일~ 9월16일 푸껫에만 해외 관광객 3만여 명이 찾는 등 성공을 거뒀다.

한껏 고무된 태국 정부는 이를 10월부터 수도 방콕, 치앙마이, 후아힌, 파타야 등 5개 유명 관광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계획은 아쉽게도 11월로 1개월 미뤄졌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가 넘는 푸껫과 달리 방콕 등지 백신 접종 완료율이 40%대에 그친 탓이다. 태국은 10월 중 이를 목표치인 7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베트남 푸꾸옥
베트남도 태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 푸꾸옥에서 베트남 정부가 인정하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동북아, 유럽, 미국, 호주, 중동 관광객에게 자가 격리를 면제하는 프로그램을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시범 운영한다.

푸꾸옥을 선택한 이유는 섬 지역인 데다 집단 감염 보고가 없었고, 검역과 치료 시설도 충분해서다. 베트남 보건부는 푸꾸옥에 백신을 우선 배정해 주민 9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 낙조
인도네시아도 뒤질세라 10월부터 최고 관광지인 발리섬을 제한적으로 개방한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의 접종 완료자에 한해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발리섬이 있는 발리주에 코로나19 백신을 맨 처음 공급하는 등 관광 재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사이판과 괌 상품 완판은 하반기 여행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과 긍정의 시그널이다"고 전제한 뒤, "하반기 여행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과 이벤트와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일본과 중국은 아직 막혔지만, 동남아가 제한적이나마 열리고 있어 기대된다"며 "고객이 모처럼 나선 해외여행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끽할 수 있도록 방역 등 안전 조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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