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력난, 반도체 부족에 애플·테슬라까지 확산
2021.09.28 10:26
수정 : 2021.09.28 10:26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전력난이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을 더욱 악화시켜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에게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투자은행들은 헝다그룹(에버그란데)에 이어 전력문제까지 불거지자,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상당수 진출해 있는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 등 3곳에 전력난이 집중되고 있다며 27일(현지시간) 이 같이 보도했다.
이들 업체가 전력난으로 조업을 멈추면서 반도체 부족으로 중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하고 있는 애플이나 자동차 제조업체 등도 타격을 받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는 “중국의 ‘전력공급 제한’ 위기는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 상하이, 상둥성 등 경제 중심지뿐만 아니라 내륙인 광시좡족자치구, 윈난성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급속 확산됐다”면서 “애플, 테슬라 공급업체를 비롯해 대만 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전력난으로 가로등까지 꺼진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은 경공업과 중공업, 태양 에너지, 전자산업이 모두 피해를 입었다. 동북부는 교통 표지가 중단돼 교통 체증이 발생했고 광둥성의 경우 공장 전력 제한 이후 자연 채광을 이용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자유시보는 “중국 경제 침체와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영향을 미치고 중국의 사회적 불안정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지린성 일부 지역은 내년 3월까지 불규칙한 단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과 중국 증시는 최소 15개 이상 중국 기업이 정전 조치로 생산을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대만에 상장된 30개 이상 중국 기업도 공장 가동을 멈췄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기업의 석탄과 전력 소비를 제한하는 에너지 소비 통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4·4분기에도 정책이 유지되면 피해는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전날 보고서에서 “알루미늄, 시멘트 등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알루미늄 생산 능력의 약 7%가 중단되었고 중국 시멘트 생산 능력의 29%가 영향을 받았다”고 썼다.
세계적 투자은행과 전문가들은 전력 부족을 이유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석탄 가격 급등과 정부의 엄격한 탄소배출 목표를 감안할 때 중국의 안정적 성장률 유지 기대는 ‘비현실적’이라며 올해 연간 성장률을 기존 8.2%에서 7.7%로 낮췄다. 모간스탠리 역시 비슷한 이유로 4.4분기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위축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여기다 헝다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금융권 등에 영향을 미치고 중국 내수가 회복되지 못하면 중국 연간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중국 동북부의 단전은 민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전력 공급 부족은 수백만 KW급으로 붕괴 직전”이라고 이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