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유인물' 고교생, 41년만에 무죄

      2021.09.29 18:04   수정 : 2021.09.29 18:47기사원문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고교생 신분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군부 세력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해 옥살이를 했던 이우봉씨(60)가 41년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엄상필·심담·이승련 부장판사)는 29일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1980년 6~7월 군부의 광주 진압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는데, 사전검열 없이 유인물을 제작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장기 8월·단기 6월, 2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5·18 민주화 운동법에 따르면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 전후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범죄와 내란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는 '헌정질서 유지를 위한 정당행위'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1심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건 정당행위 관련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파기를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씨의 공소사실은 그 내용만으로 봐도 전 전 대통령이 저지른 헌정파괴 범죄 등을 반대한 행위"라며 "5·18 민주화 운동 관련 행위인 것 그 자체로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늦게나마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게 돼서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무죄판결을 공시하기로 했다.


앞서 이씨는 1980년 6월과 7월 친구와 전북 전주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유인물 700장과 1000장을 각각 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 전 대통령 등이 정권을 잡기 위해 안보를 위협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감옥에 갔고, 이후 2심에서 집행유예가 나오면서 약 두 달 간 구금 생활을 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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