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눈덩이...이재명·윤석열, 한쪽은 치명타 불가피
2021.09.30 16:30
수정 : 2021.09.30 17:23기사원문
두 유력 대선주자가 서로를 향한 '프레임' 싸움을 이어가는 만큼, 어느 한쪽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역공 거듭하는 與野
9월30일 정치권에선 여야가 '대장동 의혹'을 두고 서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한 이번 논란을 '국민의힘 게이트'로 국면전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화천대유 최대 주주 김만배씨와 윤 전 총장과의 관계를 집중 추궁하며 역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날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윤 전 총장의 부친(윤기중 명예교수)이 화천대유 김만배씨 친누나 김모씨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 연희동 자택을 찾았다. 진성준·천준호·장경태 의원은 주택 앞에서 "김만배씨는 오랜 법조 출입 기자로서 윤 전 총장을 형이라고 불렀다고 하는 말이 있다. 이 분들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우연하게 부동산에 내놓은 집이 이렇게 팔리겠는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이준석 당대표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각각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 등 특검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종일 쏟아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왕 놀이' 하고 있는 이 지사의 가면을 확 찢고 나니 변학도가 보인다"고 이 지사를 직격했다.
이 대표는 또 화천대유가 정관계에 돈을 건넸다는 '50억 약속 클럽' 소문과 관련, 곽상도 의원 뿐 아니라 민주당과 친분 있는 인사도 포함돼있다고 주장하며 역공했다. 그는 "제가 본 사설 정보지 내용은 4명이 포함된 명단이었다. 법조계 인사 중에서 언급된 인물들, 민주당과 친분이 있던, 이 지사와 친분이 있는 인사도 있었다"면서 "이런 명단을 검증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특검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 李 vs 尹 대선 향배는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측은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 등을 고소·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과 여론전을 펴고 있다. 이번 논란에 여야 대선 유력주자들이 연계되면서, '이재명 게이트'냐, '국민의힘 게이트'냐를 둘러싼 프레임 전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10월1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여야는 "진상규명"을 외치며 신경전을 벌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대장동 논란이 내년 대통령선거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이 1, 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양당의 대처 방식과 수사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치명타를 입는 등 희비가 갈릴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요구에 따라 특검이 도입될 경우, 내년 대선이 있는 3월 직전쯤 수사의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이면서 그 결과는 더욱 안갯속인 상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대장동 논란이 연말 연초까지 이어지면서 대선 향배를 가늠할 대형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까지는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앞으로 여론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한쪽은 치명상을, 반면에 한쪽은 기사회생을 하는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