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더 강해진 아소·아베파...간사장엔 '3A' 멤버 아마리

      2021.10.01 16:13   수정 : 2021.10.01 16:13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기시다 후미오 총리 만들기'에 기여한 아소파와 일명 아베파가 일본 자민당 핵심 4역을 모두 장악했다.

기시다 자민당 총재는 1일 당의 2인자에 해당하는 간사장에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72)을 기용하는 등의 자민당 간부 인사를 실시했다. 간사장은 당 인사와 자금 관리, 선거 공천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요직이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끄는 아소파 소속인 아마리 신임 간사장은 아베·아소 체제를 지탱하는 인물이다. 그와 아베(Abe),아소(Aso), 아마리(Amari)를 가리켜 3A로 부르기도 한다.
아베 내각에서 경제재생담당상(장관)을 맡아 아베노믹스에 깊이 관여했으며, 최근에는 경제안보를 주요 화두로 띄우고 있다. 이로써 2016년부터 '아베 총리 만들기' '스가 총리 만들기'로 킹 메이커 노릇을 통해 장기집권해 온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체제도 막을 내리게 됐다. 니카이 간사장은 이번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언하지는 않았으나,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을 물밑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 중국에 강경한 아베 외교 노선과 달리, 주변국과 협력해 잘 지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때문에 자민당 보수층으로부터 '친한', '친중'이라며 공격을 받기도 했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이후, 아베 정권의 입장이 완강해 중재자로서 뚜렷한 역할을 하지는 못했으나, 한일 관계를 잇는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여겨져왔다.

니카이 끌어내리기와 아마리의 등판은 향후 자민당이 한국이나 중국에 대해 더욱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은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60)이 당의 정책을 담당하는 정무조사회장에 발탁된 것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한국의 당 정책위의장에 해당하는 자리다. 다카이치는 소속 파벌은 없으나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 지지하에 이번 선거에서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보다도 더 많이 의원표를 획득했다. '아베 파워'를 입증한 것이다. 그는 이번 총재 선거에서 "한국이 독도에 더 이상 구조물을 짓지 못하게 하겠다"는 등의 비상식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당 정무조사회장이란 요직에 오르면서 차기 총리직를 향한 가능성을 엿볼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총재도 당의 정무조사회장을 맡았었다.

총무회장에는 아베 전 총리가 실질적 지주인 호소다파인 3선의 후쿠다 다쓰오 중의원(54)이 임명됐다. 그는 총리 가문의 장자다. 아버지는 일본의 제91대 총리인 후쿠다 야스오, 할아버지는 67대 총리인 후쿠다 다케오다. 당의 개혁을 강조하는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에 참여해 왔다.

선거대책위원장에는 다니가키 그룹의 엔도 도시아키 전 올림픽담당상(71)이 맡게 됐다.

기시다 정권 출범에 기여한 아소파와 아베파가 논공행상에 따라 전리품을 챙긴 것이다. 당 부총재는 아소파의 수장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81)으로 결정됐다. 아소 부총리는 다음달 4일 기시다 내각 출범과 함께 8년 9개월간 재임해 온 부총리 겸 재무상 자리를 내려놓을 예정이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노 담당상은 자민당 홍보본부장을 맡는다. 이번 선거에서 당초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며, 기시다 총재와 대결구도를 이룬 고노에게 당 4역도 아닌 홍보본부장 자리를 준 것은 '아베, 아소 체제'에 반기를 든 것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4일 출범할 기시다 내각은 이런 성향이 한층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각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우선, 일본 정부 대변인이자 총리관저 2인자인 관방장관에는 2차 아베 정권에서 문부과학상을 지낸 마쓰노 히로카즈 중의원(59, 호소다파)이 내정됐다. 아베 전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도 관방장관으로 거론됐으나, 아베 정권의 색채가 너무 강하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상에는 스즈키 순이치 전 환경상(68)이 임명되고, 한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온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유임될 전망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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