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된 '제로배달 유니온', 새 발전방안 마련 착수
2021.10.05 13:42
수정 : 2021.10.05 13:54기사원문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부터 시는 제로배달 유니온에 새로 참여할 신규 참여사를 모집하고 있다.
동시에 서울시는 연말까지 현재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한 17개 업체 중 실적이 저조한 일부 업체를 참여사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참여사 모집에는 기존과 달리 참여 조건이 강화됐다. 가맹점을 최소 2000개소 이상 확보하고 배달 시스템도 마련해 사업 운영에 무리가 없어야 한다. 기존 가맹점의 경우 건당 2% 이하 중개수수료가 적용돼 시스템이나 가맹점 수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문턱이 높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1년여 동안 운영해 온 결과 실제 사업 잘하는 배달업체가 있는가 하면 아직 가맹점 숫자나 시스템적으로 배달 사업이 온전하지 못한 곳도 있다"며 "제로배달 유니온 참여사와 전체 회의를 통해 연말까지 실적이 나오지 않는 참여사와는 협약을 해지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전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무작정 해지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연말까지 시스템이나 가맹점 수를 확보해 사업 지속의 의지를 보인다면 계속해서 참여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협약 해지와 신규 가입을 통해 제로배달 유니온 참여 업체가 전반적으로 건실해진 이후에는 서울시의 지원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참여사와 함께 회의를 통해 제로배달 유니온 활성화 방안을 마련, 연말에 발표할 것"이라며 "참여사 공개모집과 내부 정리 등을 통해 사업에 의지가 있는 업체로 제로배달 유니온을 업그레이드하는 단계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제로배달 유니온 개편은 이른바 '착한 소비'에 기대는 사업 방식으로는 기대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인식 때문으로 해석된다.
제로배달 유니온 사업은 기존 배달시장의 높은 가맹 수수료를 낮추려는 목적에서 출범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로배달 유니온 참여사가 늘어나고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해야 한다. 그만큼 제로배달 유니온이 배달앱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 목표로 했던 전반적인 수수료 인하도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일부 업체만 활동하고 있는 구조에서는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 기대효과를 거둘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서울시뿐만 아니라 여러 지자체에서 가맹점 수수료를 대폭 낮춘 공공배달앱을 선보였지만 사업의 성과는 크지 않다. 가맹점당 공공배달앱을 통한 주문 건수는 하루 평균 1건에 그치는 등 성과가 저조하다. 공공배달앱 리뷰를 보면 불편한 시스템, 서버 불안, 앱 개편 등을 지적하는 불만이 적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거대 배달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배달업체가 탄생할 수 있는 장으로 제로배달 유니온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