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후 부작용 생겨 2차 포기했어요"…접종 이탈 0.6%

      2021.10.03 05:30   수정 : 2021.10.03 10:18기사원문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받은 시민들이 이상반응 모니터 구역에서 대기하며 예방접종 안내문을 읽고 있다. 2021.10.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접종을 하고 있다. 2021.9.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정혜민 기자 = #. 직장인 박지영씨(가명·40대)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포기했다.

지난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는 박씨는 "접종 후 혈압이 240까지 올라 병원에 일주일 동안 입원했다"며 "병원에서 2차 접종을 하지 말라고 진단한 것은 아니지만 2차 접종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포기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1차 접종 이후 크고 작은 부작용을 경험했거나, 2차 접종 부작용 사례를 전해 듣고 추가 접종을 않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체 판단으로 2차 접종을 포기하기보다는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조언한다. 2차 접종 시 부작용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기 때문이다.

◇1차 접종자의 0.6%, 2차 접종 이탈…2차 접종 포기 사례도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9월25일 기준 1차 접종자의 0.6%가 정해진 접종 기간 내 2차 접종을 않았다. 다만 이 수치에는 접종 일정 등을 잘못 알아 2차 접종을 받지 못한 경우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2차 접종 이후 더 강한 이상반응과 부작용을 느꼈다는 사례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2차 접종 후에는 1차 접종 후 경험했던 것보다 더 강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백신 접종 후 가족이 사망했다는 사례가 여럿 올라왔다. 지난 9월28일 올라온 "화이자 백신 2차 후 남편 사망"이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청원인은 "2차 접종 다음날 남편이 사망했다"고 호소했다.

1차 접종 후 자신이 부작용을 겪었거나 2차 접종 부작용 사례를 전해 들어 2차 접종을 포기하거나 망설이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인 이서영씨(가명·20대)는 "2차 접종을 고민하고 있다"며 "1차 접종 후 다음날 몸살과 전신 근육통이 심해졌고 일주일 동안 혈액순환이 안 되고 심장 쪽도 뻐근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직장인 김소원씨(가명·30)는 "1차 접종 후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지만 2차 접종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이야기도 있고 1차만 맞아도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중증으로는 가지 않는다고 해 2차를 맞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A씨는 온라인에 "백신 1차 접종 후 9일 차에 부정맥 진단을 받았다"면서 "백신을 맞은 후 흉통이 지속되는 상황인데 시간 낭비, 돈 낭비, 무엇보다도 건강 악화까지 얻다 보니 2차 접종은 포기할 생각"이라는 글을 올렸다.

서울 마포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최근 1차 접종 후 2차 접종을 안 오는 경우가 조금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백신 접종 이후 두드러기 등으로 부작용 여부를 진찰하러 오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덧붙였다.

◇"2차 더 큰 부작용은 정상"…의사와 상담 후 판단해야

백신 2차 접종 후 부작용은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며,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2차 백신 접종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미국 CDC는 "(1차 접종보다 2차 접종 때 부작용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신체가 면역력을 생성하고 있다는 정상적인 신호"라며 "백신 제공자나 의사가 접종하지 말라고 지시하지 않는 한 1차 접종 후 부작용이 있더라도 2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안내한다.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은 1차 접종 때도 면역이 나타나지만 2차 접종 때 면역 증강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염증 반응도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차 접종 후 중증 부작용이 발생하면 똑같은 백신을 맞지 않는 게 좋지만 발열, 근육통, 설사, 발진 등의 증상에는 2차 접종을 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부작용이 생기면) 2차 백신접종 여부를 의사와 상담한 후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중증 부작용이 발생해도 초기에는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대형병원에 방문해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안심하고 접종 완료할 수 있도록 '백신 부작용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동시에 도입 검토 중인 '백신 패스'가 2차 접종 포기자에 대한 징벌이 되지 않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등록되지 않은 부작용 사례를 모아 부작용을 규정해야 한다"면서 "1차 접종 후 부작용으로 2차 접종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1차만 접종해도 백신 패스를 주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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