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대출, 실물경제와 괴리"

      2021.10.03 18:14   수정 : 2021.10.03 18:14기사원문
국내 은행의 높은 대출 증가세가 실물 경제와 괴리가 있어 작은 충격에도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물 경제 침체에도 부동산 등 자산을 매입하려는 대출수요와 기업들이 대출로 필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일 '금융브리프'에 실은 '국내은행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은 잠재 리스크가 커 작은 충격에도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대출 증가세는 실물경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증가율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 10% 아래로 떨어졌으며 2016~2019년에는 5.5%~6.2%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해 11.7%로 크게 높아졌다.

그는 "2017년까지는 국내 은행 원화대출 증가율과 명목 GDP 증가율이 거의 유사하게 움직였으나 2018년부터 대출은 상승하는데 명목 GDP는 하락하면서 괴리를 보이기 시작했고 그 격차는 점점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부동산 투자와 함께 기업들도 매출 부진에 돈을 빌려 필수 비용을 충당하려는 수요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자산가격이 하락하거나 기업의 매출 부진이 지속될 경우 은행의 늘어난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국내 은행 건전성과 관련해 현재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가 진행 중이어서 대출 상환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이 전체의 34.5%에 달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2.3%보다도 높았다는 한국은행 통계를 인용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은행과 감독당국은 은행자산의 잠재 부실 규모를 추정하고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부실화 가능성 등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해 향후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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