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대장동 키맨' 남욱, 신병확보할 수 있을까

[파이낸셜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에 대한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자진 귀국하지 않는 이상 빠른 시일 안에 대면 조사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곧 소환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앞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또 다른 '키맨'으로 불리는 남 변호사에 대한 대면 조사는 쉽지 않은 형국이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에서 특수목적법인(SPC)'성남의뜰'에 8000만원으로 투자 참여해 1000억원대 배당금을 챙긴 인물이다.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남 변호사를 불러오기 위해 '여권 무효화' 같은 방법이 거론된다. 하지만 여권이 무효화된다 해도 체류국에서 기존 비자를 연장받으면 쭉 머무를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지난 2019년 캐나다로 출국해 귀국하지 않고 있는 윤지오씨가 대표격이다. 정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후원금 사기 등 혐의로 고소·고발된 윤씨에 대해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범죄인 인도 청구를 통해 남 변호사를 강제 송환하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유사 사례를 보면 길게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씨는 도피 6년 만인 지난해 7월 미국에서 체포됐지만 아직 돌아오고 있지 않다.

유씨는 지난 7월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송환 대상자'로 지정됐지만, 그에게는 '인신보호청원' 등을 이용해 인도 절차를 유예할 수 있는 방법이 또 남아 있다.

[e-mail] 김해솔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