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장동·고발사주 피켓' 정면충돌… 국감 곳곳서 파행
2021.10.05 18:15
수정 : 2021.10.05 18:15기사원문
곳곳에서 파행이 재연되는 등 국감이 정쟁으로 인한 대선 전초전 양상을 띄면서 민생국감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장동-고발사주 블랙홀
여야는 이날 법사위, 행안위뿐 아니라 국토위, 문체위 등 주요 상임위에서 대장동 의혹을 두고 거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여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지사를 대장동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하며 공세를 폈다. 특히 법사위에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향해 검찰의 수사가 부실하다고 성토했다. 유상범 의원은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배임에 대한 이 지사의 묵시적 승인이 있지 않았나 의심된다"며 이 지사에 대한 배임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압수수색에서) 유 전 본부장의 휴대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수사팀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장관은 "전담수사팀 구성 사흘 만에 유 전 본부장을 구속했다. 매우 빠른 속도로 수사하는 것"이라며 "검찰을 믿어봐 달라. 공정하게 치우침 없이 수사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은 이 지사를 옹호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국토위에서는 민주당 허영 의원이 노형욱 국토부 장관을 향해 공공이익 환수 장치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하며 이 지사의 입장을 대변했다. 문화재청 대상의 문체위 국감에서는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대장지구 허가 절차 관련 문화재 조사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그 아들이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한 민주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질의로 야권에 맞붙었다. 법사위 김종민 의원은 "윤석열 총장은 정치검찰이었다"면서 "윤석열 사단이라는 사조직화된 구성이 없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곳곳 파행 '민생국감' 실종 우려
국감 첫 날에 이어 이날도 여야가 대장동 의혹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곳곳에서 파행이 이어졌다.
12개 상임위 국감이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대부분 시작이 지연되거나 정회됐다. 기재위, 국방위 등에서는 야당의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피켓에 여당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오전에 개시조차 되지 않았다. 행안위의 경우 당초 예정된 시간에서 2시간이나 늦게 시작했다.
일단 국감을 개시한 상임위에서도 제도 개선을 위한 본질의보다는 여야 공방이 주를 이뤘다. 법무부 대상 국감을 실시한 법사위에서는 대장동, 고발사주, 월성원전 수사 등 '의혹' 공방이 오갔다. 야당은 대장동 관련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이재명 지사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여당은 고발사주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등을 거론하며 윤석열 전 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대장동 의혹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산자위, 농해수위, 국방위, 교육위에서도 대장동 특검 피켓과 마스크를 두고 설전이 오갔다. 산자위에서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산자위가 대장동, 화천대유와 어떤 관계인지 알 길이 없다"면서 "신성한 국감장을 쟁점화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은 국민의 의사를 대변해 정치를 한다"면서 대장동 의혹 규명을 위해서라고 피켓을 뗄 수 없다고 맞섰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