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제자 성폭행하고 무고 주장한 前코치... 法 “배상하라”
2021.10.06 14:13
수정 : 2021.10.06 14: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성년자 제자를 성폭행한 것으로 모자라 무고를 당했다고 주장한 전직 고등학교 유도부 코치가 피해자와의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코치의 무고 주장으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이 명백하고 상당했을 거라고 봤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7단독 박나리 판사는 지난달 29일 전 유도 선수 신모씨가 “정신적 피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손모씨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코치였던 손씨는 지난 2011년 8월 당시 고등학교 1학년생 제가 신씨를 성폭행했다. 2018년 5월 신씨가 손씨를 강간 및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고 의혹이 불거지자 손씨는 2019년 1월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둘이 연인 관계였다”며 성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신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손씨 아내인 김모씨도 손씨 주장을 거들었다. 신씨를 상대로 상간녀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것이다. 하지만 손씨는 2심에서 무고 주장을 철회하고 혐의를 인정했다. 손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무고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5월이 선고됐다. 이 판결은 지난해 확정됐다.
이후 신씨 측이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것이다. 손씨를 상대로 1억원을, 김씨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다. 손씨의 거짓 인터뷰와 고소 등을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신씨의 손을 들어줬다. 손씨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손씨의 (자신이 무고당했다는) 무고 행위는 신씨에 대한 불법행위고 그로 인해 신씨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이 명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또 ‘연인관계’라는 손씨의 주장으로 신씨가 타격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신씨가 청구한 1억원 중 3000만원에 대해서만 배상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손씨가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취하하고 또 형사 재판 과정에서 자백한 점, 손씨 또한 사회적으로 타격을 입은 점 등을 고려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상간녀 소송을 낸 것은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려는 의사로 이뤄진 불법행위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1심에서 유죄가 확정되자 상간녀 소송을 취하했다.
신씨의 변호인 이은의 변호사는 “김씨가 피해자의 관리감독자인 코치로서, 여전히 유사한 지위에 있는 업무를 하고 있는 특별한 사정을 고려할 때 위법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