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로 불어난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비비·기금 사용 검토

      2021.10.10 18:45   수정 : 2021.10.10 18:45기사원문

정부가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피해에 대한 소상공인 손실보상 보정률을 80%로 적용하기로 한 가운데 그에 따른 재정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손실보상 규모가 기존에 예상했던 것보다 확대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모자란 예비비뿐 아니라 기금 여유자금 사용 등을 검토 중이다.



■길어진 4단계·소기업 포함 등으로 재정소요 커져

지난 8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제1차 손실보상심의위원회를 열고 의결한 '2021년 3·4분기 손실보상 기준'에 따르면 손실보상 기준은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피해에 대해 동일하게 80%의 보정률을 적용한다. 그동안 소상공인연합회 등에서는 "100% 보상 가능한 기준을 정하자"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4단계 집합금지가 길어지면서 정부가 편성한 올해분 1조원, 내년 예산 1조8000억원으로도 부족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 등을 고려해 일괄적으로 80%를 적용키로 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원은 이미 확정된 기정 예산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7월 2차 추경이 통과됐지만 당시보다 일일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고,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그만큼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7월 12일 거리두기 최고단계인 4단계 설정 이후 3개월째 연장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손실보상심의위원회에서는 지급대상을 기존 소상공인에서 소기업도 포함하기로 했다. 당초 손실보상 대상은 소상공인에 국한됐으나 심의위에서 소기업으로까지 확대됐다. 폐업자도 폐업일 직전까지 발생한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정부에서는 재정이 부족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관련, 소기업이 포함됐기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미 희망회복자금 등에서도 소기업까지 지원했었기 때문에 소기업이 포함됐다고 예산이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과거 관련 예산을 짤 때부터 소기업 포함도 염두에 두고 있었고, 지금은 4단계 기간이 길어진 탓에 재정 소요를 고려하고 잇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비·기금 전부 끌어 손실보상 지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손실보상금 예산이 모자랄 경우 예비비와 기금 등을 활용해서라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9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 정책질의에서 홍 부총리는 "기존 예산이나 예비비 지원을 통해서라도 산정된 보상금을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예비비는 재난지원금 등으로 이미 대부분 소진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7조원가량으로 구성된 예비비는 이미 잔액이 8000억원가량에 불과하다.

이후 홍 부총리는 기금 활용도 언급했다. 지난 5일 국정감사에 앞서 국회에 제출한 업무 보고에서 홍 부총리는 "3·4분기 중 손실보상 추가 소요 발생 시 기금 여유자금으로 지원하고 방역상황 등을 고려해 내년 예산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기금 중 사용목적에 맞는 소상공인진흥기금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기정예산과 기금 여유재원을 동원할 경우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 동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기존에 마련한 1조원에 추가로 마련하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합치면 올해 3·4분기 손실보상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특정한 기금을 고려한다기 보다 전반적으로 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상공인 손실보상 신청은 오는 27일부터 시작되고, 29일부터 곧바로 지급될 전망이다.
정부는 우선 편성해 둔 올해분과 내년 예산 2조8000억원의 예산 내에서 집행하고, 추가 재원에 대해서는 차차 검토할 예정이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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