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미네르바 스쿨

      2021.10.11 17:09   수정 : 2021.10.11 17:09기사원문
아테나는 그리스신화 속 지혜의 여신을 일컫는다. 로마신화에서는 미네르바로 나온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이 '법철학' 서문에서 ��조린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는 경구에서 유명세를 탔다.



하버드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혁신 대학으로 평가받는 '미네르바 스쿨'은 캠퍼스가 없는 글로벌 사이버대학이다. 2019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신생 대학이다. 2020년 180개국에서 2만5000명이 지원해 45개국 출신 200명이 합격했는데 그중 3명이 한국인이었다. 2021년에는 10명으로 늘어났다. 설립자 벤 넬슨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벤처사업가였다.


이 학교가 온라인 교육을 하는 이유는 대학교육에서 온라인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 대신 미국·인도·독일·영국·아르헨티나·대만·한국 등 전 세계 7개국에 기숙사를 두고 4년간 옮겨 다니며 공부시킨다. 학생들은 세계여행을 통해 강의보다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얻는다. 등록금과 기숙사비는 미국 사립대학의 3분의 1 수준이며, 인공지능(AI)에 지배당하지 않는 인류를 만들겠다는 교육이념을 갖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1위 가구기업 한샘 지분을 매각한 조창걸 명예회장(82)이 사재 3000억원을 출연, '한국판 미네르바 스쿨'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50년 동안 일군 기업을 팔아서 마련한 자금으로 대학 설립에 나섰다. 대학 이름은 태재대학이다. 태재(泰齋)란 주역에서 따온 말로 '인류 공영의 실현'쯤으로 해석된다.


2023년 개교를 목표로 하는 이 대학 신입생 150명은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대 강국과 우리나라를 돌며 기숙사 생활과 온라인 강의를 통해 한반도의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익히게 된다. 학생 절반 이상에게 장학금을 줄 계획이다.
서양의 선진 시스템과 동양의 통합적 사고를 융합할 미래인재 양성 실험의 결과가 기대된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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