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유족 측 "인권위, 박원순에게 성범죄자 오명 씌워"

      2021.10.12 08:50   수정 : 2021.10.12 08:50기사원문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을 대리하는 정철승 변호사가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한 것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고인이 된 박원순 시장에 대한 직권조사를 강행해 일방적으로 박 시장에게 오명을 씌워버렸다”고 주장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성희롱 행위’가 인정된다면서 실질적으로는 박 시장을 ‘성범죄자’라고 발표해버린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는 행정소송 1차 변론기일이 열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종환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인권위를 상대로 낸 권고 결정 취소 청구 소송의 첫 변론을 진행한다.



인권위는 올해 초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직권조사한 뒤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한 성적 언동 일부가 사실이고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 주장을 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강씨 측은 지난 4월 “인권위가 피해자 여성 측 주장만 받아들였다”며 해당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와 관련해 정 변호사는 “인권위는 형사사법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인권위법에 규정된 ‘성희롱’ 여부에 대해서만 조사할 권한을 가질 뿐 범죄행위인 ‘성폭력’ 여부에 대한 조사권한은 없을 뿐 아니라 사망한 사람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행정처분절차의 일반원칙까지 무시했다”며 인권위를 비판했다.

이어 “한 사람을 범죄자라고 확정하기 위해서는 경찰수사, 검찰수사, 형사재판 제1심, 형사재판 항소심, 형사재판 상고심의 5단계를 거쳐야만 하는데, 이러한 형사사법기관도 아닌 국가인권위원회는 단 한 번의 문외한적인 조사만으로 박원순 시장에게 성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어버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권위가 어떻게 이런 중대하고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할 수 있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인권위의 이런 참혹한 인권침해는 행정소송을 통해 시정되고 피해자들은 구제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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