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원치 않는 '타이어 목걸이' 한 사슴
2021.10.13 05:00
수정 : 2021.10.13 05:34기사원문
미국에서 2년 넘게 폐 타이어를 목에 건 채 버티며 살아온 사슴(엘크)이 무사히 구조됐다. 이 사슴은 폐 타이어를 빼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뿔을 잃게 됐다.
오늘 13일 AP통신 보도를 보면 미국 콜로라도주 공원·야생동물관리국은 지난 9일(현지시간) 덴버시 남서지역 인근에서 사슴 목에 걸려있던 타이어를 빼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사슴은 주민들의 신고로 구조됐다. 관리국 관계자는 진정제를 투여해 사슴의 정신을 잃게 한 뒤 타이어를 몸에서 빼냈다. 사슴의 뿔을 건드리지 않으려 했지만 타이어 철심을 자를 수가 없어 불가피하게 사슴뿔을 잘라야 했다.
몸무게 270㎏, 나이는 4살이 넘는 이 사슴은 타이어를 제거하고 뿔을 잃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몸무게가 16㎏ 정도 줄었다.
'타이어 목걸이' 사슴이 처음 발견된 것은 공원·야생동물관리국이 지난 2019년 로키 마운틴 큰뿔야생양 등의 개체 수 조사를 하면서다. '타이어 목걸이' 사슴은 인간이 버린 타이어에 목이 낀 채 2년을 살아왔다.
관리국 측은 사슴·곰 등 야생동물이 빨랫줄·해먹·가구·골망 등 각종 물건에 뒤엉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인간이 버린 물건에 동물이 고통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동물에 위험할 수 있는 물건은 각별히 관리해달라'고 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