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 출범 후 3년 간 366건 재심사 권고

      2021.10.14 17:54   수정 : 2021.10.14 17: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 3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개최한 '조사활동보고회'를 통해 그동안 1787건의 진정을 접수해 9월 말 현재까지 863건을 종결했다고 14일 보고했다.

위원회는 "'진상규명'으로 의결한 452건 가운데 진정 접수 전 '순직'으로 결정된 88건을 제외한 366건에 대해 국방부·경찰청·법무부 등에 사망 구분 변경 재심사를 권고했다"며 "그 결과, 현재까지 재심의가 종결된 231건 중에서 218건(94.7%)이 인용돼 위원회의 심의가 진정인의 명예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1980년 사망한 공모 일병의 경우 당초 군 기록엔 '훈련 중 본인의 실책 때문에 사망했다'고 돼 있었지만 △'외상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법의학 소견이 적혀 있는 간호기록·병상일지 △'자필 진술서가 조작됐다'는 참고인 진술 △당시 헌병대(군사경찰)의 사건 축소·은폐 정황을 확인해 '선임병 폭행에 따른 사망'임을 밝혀냈다.



1958년 '급성 화농성 뇌척수막염'으로 숨진 한모 이병의 경우 당초 전사망 구분이 '변사'로 기재돼 있었으나, "군 복무와의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학적 소견을 근거로 한 위원회 권고에 따라 '순직'으로 변경됐다.

1984년 숨진 최모 소위도 군 기록엔 '과로사 또는 청장년 급사증후군'이 사망 원인으로 적혀 있었지만, 위원회는 상무대 유격훈련 당시 최 소위에 대한 교관들의 집중적인 구타·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최 소위 동기생 40여명은 위원회 조사에서 "유격장 교관들이 최 소위의 목에 줄을 메 개처럼 끌고다니고 나무에 묶어 놓거나 '선녀탕'이라고 부르는 오물통에 들어가게 하는 등 인간 이하 취급을 했다"고 진술했다.
위원회는 당시 군이 최 소위 시신에 남아 있던 멍과 가혹행위 흔적을 확인하고도 '과로사' 기재를 묵인한 사실도 밝혀냈다.

위원회는 이 같은 사례 포함해 △목격자 증언으로 군 사망사건의 실체가 규명된 사례 △전사 사례 △1996~97년 병·변사자 일괄순직시 누락된 사례 △사망보상금 지급 권고 사례 △전역 후 사망으로 구제되지 못한 사례 △극심한 구타·가혹행위로 자해 사망한 사례 등 위원회 조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된 사례 16건을 이날 보고회에서 소개했다.

위원회는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 진정 사건 924건(소송 진행으로 조사 개시 유보된 1건 포함)에 대해선 이의신청 처리기간(4개월)을 고려해 오는 2023년 5월까지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또 위원회는 앞서 특별법 개정을 통해 올 9월13일까지 군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에 관해선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게 된 만큼 필요시 직권조사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송기춘 위원장은 "남은 2년의 위원회 활동기간 동안 의혹이 제기된 군사망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망인과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는 군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가운데 의문이 제기된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관련자 피해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등의 목적에서 설치된 정부 위원회로서 2018년 9월 시행된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군사망사고진상규명법)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진상규명 요구 사건에 대한 진정서 접수는 지난해 9월 14일 마감했다.
당초 위원회는 지난달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올 4월 특별법이 개정돼 활동시한 오는 2023년까지로 연장됐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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