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둔치주차장 통제하고 알림문자… 車 침수피해 막는다
2021.10.20 18:09
수정 : 2021.10.20 19:45기사원문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둔치주차장 등 일정 규모(주차대수 40대) 이상의 전국 둔치주차장 103곳에 차량 출입 통제 및 위험알림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됐다.
행안부는 내년 여름 장마철 이전까지 경기 가평군 자라섬 둔치주차장 등 97곳을 더해, 총 200곳에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올해, 내년에 총예산 450억원을 투입한다.
지하차도의 경우, 자연배수가 되지 않는 등 침수 위험도가 높은 전국 71개소에 차량 출입 통제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현재까지 53곳이 완료됐고, 내년 4월까지 나머지 18개소에 설치된다. 예산 274억원이 투입된다.
문균호 행안부 자연재난대응과 사무관은 "내년 여름 장마철이 오기 전까지 상습 침수 및 위험도가 높은 전국의 둔치주차장, 지하차도에 차량출입 자동차단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로 작동한다. △집중호우 등에 따라 하천 수위가 통제기준에 도달하면 차량 출입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것 △주차한 차주에게 자동으로 침수위험 문자알림을 보내는 것이다.
시스템은 간단하다. 폭우 등이 예보됐을 경우, 둔치주차장 관할 기관이 출입구 차량번호 인식기 및 현장 폐쇄회로(CC)TV에서 차량번호를 확인한다. 의무보험 가입관리전산망(국토교통부)과 연계된 시스템에서 차주의 전화번호를 파악한 후, 차주에게 '신속한 이동조치'를 요청하는 위험 알림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지하차도의 경우, 수위가 통제기준에 도달하면 차량 출입 통제 및 배수펌프, 전광판, 경고방송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올해와 내년, 2개년 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시스템 구축은 최근 태풍·기습폭우 등 잇따른 침수 피해와 인명 사고에 따른 것이다.
실제 최근 10년간(2010∼2020년) 전국 둔치주차장에서 차량 836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은 울산에선 태화강이 범람해 둔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290대가 제때 대피하지 못해 물에 잠기기도 했다.
지난해 7월말 폭우가 쏟아진 부산에선 초량 지하차도가 잠기면서 운전자 3명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한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관할 기관의 안이한 대응, 허술한 시설관리 탓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자동차단 시스템을 구축해놓아도 적시적기에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재난 상황 시 지자체 담당공무원, 경찰 등의 신속한 대응 또한 필수다.
그간 둔치주차장 등 관할당국인 지자체, 경찰 등은 차량을 대피시키고 통제하는 데 상당한 인력이 필요한데다, 특히 취약시간대엔 대처가 힘들다며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호소해왔다.
정제룡 행안부 자연재난대응과장은 "안전 사각지대가 없도록 침수 위험지역을 추가 발굴하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유지·관리될 수 있도록 재난안전특별교부세 지원 등을 검토하겠다"며 "둔치주차장 차량이동 안내메시지를 받은 즉시 이동 주차하고, 침수 발생시 지하차도에 진입하지 않는 등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