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삼킨 새우'…쌍용차 불확실성은 여전
2021.10.20 19:41
수정 : 2021.10.20 22: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결정됐지만 우려의 시선은 남아있다. 좁아진 입지, 한발 늦은 전기차 등을 만회하기 쉽지 않은데다 신차 개발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89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한 반면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2조9297억원에 달한다.
에디슨모터스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KCGI, 쎄미시스코, TG투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현금 실탄을 챙겨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긴 했지만 단순 규모로만 보면 고래가 새우를 삼킨 형국이다.
공익채권 등 현재 쌍용차 부채는 현재 7000억~1조원에 이른다. 에디슨모터스가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3000억원 상당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규모다.
부채와는 별개로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한다. 에디슨모터스는 내년까지 1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고 쌍용차를 전기차 기업으로 전환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2~3년 8000억~1조5000억원 정도의 인수·운영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제 필요자금은 이 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고 쌍용차의 현재 상황도 여의치 않다. 때문에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870억달러(100조원)를 전동화에 투입한다. 현대차는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제네시스는 선제적으로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퇴출시킨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동화를 서두르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GM도 2025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시장에 투입하고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와 SUV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PSA그룹 간 합병으로 올해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2025년부터 신차는 모두 전기차로 내놓을 예정이다. 포드도 전기차로 전체 생산량 40%를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볼보자동차는 2030년부터 아예 전기차만 만들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전기버스를 만들고 있긴 하지만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완성차와 경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관계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이후 생산을 늘리기 위해 고용 승계와 신규 채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인수 과정에서 일부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노조와 갈등을 빚을 여지도 남아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