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잇단 실언에도 '남탓' 고집…캠프 내부선 '눈치만'

      2021.10.21 05:03   수정 : 2021.10.21 08:30기사원문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 강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2021.10.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잇단 실언에도 "전체 맥락을 무시한 오해"라며 언론 탓, 해석 탓을 하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으면서 캠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원보이스'를 강조하며 공보팀 개편을 마친 캠프에선 "내부 비판이 거세됐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른바 '전두환 두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윤 후보는 지난 6월 말 정치 참여 선언 후 100여일 동안 '1일 1실언'이란 오명을 얻을 정도로 문제적 발언을 쏟아내왔다.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건강한 페미니즘', '후쿠시마 원전' 발언이 대표적이다. '메이저 언론'과 '아프리카 노동', '치매 환자 비하' 발언도 언론관과 약자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윤 후보는 자신의 말이 논란이 될 때마다 "앞뒤가 잘린 보도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며 언론에 책임을 돌렸고, 캠프도 이같은 후보의 '뜻'을 그대로 답습했다.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하는 분이 꽤 있다"는 지난 19일 발언으로 여야와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로부터 전방위 비판을 받은 뒤 해명에도 유감 표명은 없었다.

윤 후보는 전날(20일) 입장문에서 "제가 하고자 했던 말은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서 제 역량을 바루히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사과보다는 해석이 잘못됐다는 취지를 밝혔다.

대구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도 전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문제 삼은 유승민 후보에 대해 "제가 말한 거 앞에만 뚝 잘라 말하셨다"며 "다 보고 그렇게 말한 거면 (문제가 있다)"고 대응했다.

윤 후보의 이러한 인식에 대해 여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비판적 시각이 주를 이룬다.

이준석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본인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사과를 주저하는 거로 보인다"며 "정치적 언어로 미숙했다는 건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이라며 조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캠프 내부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버겁다는 '속앓이'가 적지 않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후보 말이 아무리 논리상 맞더라도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이는 결론적으로 잘못됐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본인 발언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캠프 방침이 '원보이스'로 정해진 만큼 후보와 다른 입장을 말하는 건 부적절하고 할 수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윤 후보의 한 측근은 "후보가 낸 입장문으로 (제 입장은) 대신해달라"고 했다.


윤 후보 캠프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후보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얘기를 선명하게 하기 위해서 극단적 대비를 간혹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후보의 언어 습관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고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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