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일리스트, 쇼핑시간 줄이고 매출은 늘린다

      2021.10.21 18:14   수정 : 2021.10.21 18:14기사원문
"소비자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이터는 수명이 짧아 의류기업이 이에 의존해 의류 생산에 투자하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 이 때문에 수명이 긴 소비자의 취향을 측정하려는 요구가 생겼고, 인공지능(AI) 기술이 개개인의 취향을 파악해 옷을 추천하는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하게 됐다. 그 결과 소비자는 쇼핑 과정에서 불필요한 콘텐츠를 접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고, 의류 기업들은 순수한 소비자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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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션산업의 초개인화 실현"

김정태 오드컨셉 대표는 21일 파이낸셜뉴스와 대한전자공학회가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AI World 2021에서 "패션 산업에서 트렌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 데이터가 왜곡되는 것이 문제"라며 "'초개인화'가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초개인화는 소비자의 취향을 이해하고 정의하며, 이를 기반으로 개인이 소비할 콘텐츠를 시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사용자 개인별로 취향에 맞는 선택지를 적절하게 조합해 제시하는 전담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AI 기술은 개인의 과거 소비행태와 주요 쇼핑목록 등을 일일이 확인한다.

김 대표는 "과거의 패션상품 노출 채널인 런웨이, 쇼윈도, 전자상거래, 마케팅 등은 소비환경에서 소비자를 완전 배제한 형태였다"며 "일각에선 반대로 소비환경에서 생산자의 주관과 니즈를 모두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초개인화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소비자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렌드를 뽑아 생산하는 반응생산이 패션산업에선 주를 이뤘으나, 데이터 자체의 오염을 방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SNS에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노출을 늘리고, 이를 통해 매출을 높인 상품은 트렌드를 상징하는 데이터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축적된 데이터에 AI가 개입해도 기대할만한 결과를 얻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AI로 소비경험과 매출 모두 개선"

김 대표는 오드컨셉의 AI 스타일리스트 '픽셀'을 이용해 700여개 쇼핑몰을 대상으로 전개한 실험을 소개했다. 소비자 취향 데이터의 평균을 내고 이를 사람이 이해하는 언어와 AI가 이해하는 숫자로 표현한 뒤, 정의에 맞는 상품을 골라 제시한 것이다. 그 결과 쇼핑몰에 머무르는 구매자 체류시간은 17% 줄었는데도, 반면 구매전환율과 재방문율은 각각 5배, 3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전자상거래는 이용자들의 사이트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이용자는 더 빨리 떠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며 "오히려 원하는 콘텐츠를 빨리 찾고 빨리 떠날 수 있도록 하는 '더 나은 소비 경험'을 이용자에게 제시함으로써 소비자의 만족도는 향상됐고, 서비스 제공자는 소비자의 순수한 데이터를 얻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소비자 취향 기반의 판매형태가 패션 산업의 넥스트 기획 생산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개인화로 선택지가 소비자에게 돌아가면서 안정적이고 수명이 긴 취향 데이터가 패션 산업의 다음을 준비하는 자산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온라인상에 점점 더 상품은 많고, 소비자는 시간이 없다보니 전체 상품의 90%는 단 한명의 유저 눈에도 띄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게 현실"이라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에게 집중하고 있으나 마땅한 도구가 없을 땐 AI라는 꽤 쓸만한 도구가 손에 쥐여져 있음을 생각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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