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쭐' 이영자 "자영업자들에 '지푸라기' 되길…희망줄 때 행복" ②

      2021.10.22 11:01   수정 : 2021.10.22 11:01기사원문
서울 강서구 한 식당, '돈쭐내러 왔습니다' 먹갱(왼쪽부터), 나름, 아미, 이영자, 쏘영, 제이쓴, 김동은, 만리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강서구 한 식당, '돈쭐내러 왔습니다' 먹갱(왼쪽부터), 나름, 아미, 이영자, 쏘영, 제이쓴, 김동은, 만리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강서구 한 식당가. '돈쭐내러 왔습니다' 유튜버 쏘영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강서구 한 식당가. '돈쭐내러 왔습니다' 유튜버 쏘영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강서구 한 식당가. '돈쭐내러 왔습니다' 유튜버 만리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강서구 한 식당가. '돈쭐내러 왔습니다' 유튜버 만리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강서구 한 식당, '돈쭐내러 왔습니다' 먹갱(왼쪽부터), 나름, 아미, 이영자, 쏘영, 제이쓴, 김동은, 만리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코로나19 시국, 소상공인들에게 이처럼 고마운 예능이 있을까.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30분 방송되는 iHQ '돈쭐 내러 왔습니다'는 코로나19로 생계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에게 희망이 되며 선한 영향력을 주는 예능으로 속속 입소문이 나고 있다. 이영자가 '먹보스'로 등장해 일명 '먹요원'으로 불리는 제이쓴, 그리고 먹방 유튜버들 6인과 함께 자영업자들의 식당에서 '돈쭐'을 내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지난 21일 어느새 10회를 맞이했다.

먹보스 이영자가 먹요원과 함께 깜짝 출동하는 식당은 모두 '돈쭐'을 내는 데 성공했다.

구독자 684만의 먹방 유튜버 쏘영을 비롯해 150만 구독자를 보유한 나름, 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아미, '돈쭐 내러 왔습니다' 유튜버들도 인정한 대식가 먹갱과 만리, 그리고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먹방으로 화제를 모았던 동은까지, 이들은 사연 접수한 식당의 음식을 모두 거덜내는 역대급 먹방으로 사장님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놀라게 했다. 하루 매출을 올린 것보다 더 의미 있었던 것은 '싹쓸이한 음식'과 "맛있다"는 반응으로 사장님들에게 용기와 희망도 안길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영자는 '돈쭐 내러 왔습니다'를 통한 스포트라이트가 자신을 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재차 전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유튜버 6인"이라고 강조했고, "여섯명을 빛내야 한다"고 연신 말했다. 또한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해 출연한 6명의 유튜버들의 진심과 진정성이 전해지길 바랐다. 만리는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날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힘드신 분들이 점점 줄어들 때까지 도와드리면서 '먹기부'를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쏘영은 자신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던 사장님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돈쭐 내러 왔습니다'는 의미와 재미를 다잡은 선한 예능으로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이영자 또한 "그분들에게 희망을 드릴 때 내가 살아있는 게 느껴져 행복하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그런 지푸라기가 돼주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유튜버 6인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위기를 곁에서나마 직접 느꼈다며 "많이 먹는 능력과 큰 위장 크기로 인해 코로나19 시대 소상공인분들에게 힘을 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기하다"거나, "그분들의 삶이 윤택해질 수 있다면 100인분도, 200인분도 먹어야겠다 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먹방으로 감동을 주고 있는 이영자와 제이쓴, 그리고 유튜버 6인을 찾아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N:딥풀이】①에 이어>

-'돈쭐 내러 왔습니다'(이하 '돈쭐')은 취지가 좋은 예능으로 호평 받고 있는데 이제까지 방송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회차나 식당이 있나. 또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가까이에서 느껴보면서 뉴스로만 접할 때보다 느낌이 다를 것 같다. 어떻게 실감했는지 궁금하다.

▶(나름) 저는 첫 촬영 때 백반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첫 촬영 들어갔을 때 제일 좋았던 장면이 사장님께서 손님과 대화하며 음식 만드는 모습이었다. 사장님이 너무 정겨우시고 손도 크시다. 또 힘이 드신 와중에도 봉사 하시려고 도시락도 만드시더라. 나도 힘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 위해 봉사하는 모습이 감동이었고 자녀 분들이 엄마 생각하시는 마음이 아름다워서 가족애도 느꼈다. 첫 촬영이기도 하지만 임팩트가 강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쏘영) 저는 텍사스 바비큐 집이 기억에 남는다. 저희 팀 세명이 나가는데 문앞까지 오셔서 손을 꼭 잡아주셨다.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다'고 명함까지 주시면서 '꼭 한번만 더 놀러와달라'고 하시더라. 연세도 있으신 분께서 젊은 손님에게 부탁하시고 고마워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우리 아버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분들의 삶이 윤택해질 수 있다면 100인분도, 200인분도 먹어야겠다 했다.(눈물)

▶(동은) 저도 한분한분 다 기억이 나지만 돼지곱창집 가족 분들이 기억에 남는다. 가족분들 전체가 다 가게를 위해서 퇴직금까지 내시며 운영하시고 계셨다. 저도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까 하루하루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체감이 된다. 이분들도 가족분들이 다 운영을 하고 계신데 오열을 하면서 우시더라. 가족 분들이 똘똘 뭉쳐서 열심히 위기를 이겨내 나가고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 제가 잘 먹는 능력이 도움 될 수 있어서 기억에 남았다.

▶(쏘영) 사장님, 사모님들이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 같다. 자식들 위해서 열심히 피땀 흘려 노력하시지 않나. 조금 전에 한 가게만 얘기했지만 지금까지 모든 가게 사장님들이 다 똑같았다. 정말 부모님 생각하듯 열심히 도와드려야 한다 생각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해서 모두가 웃으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동은) 매회 한편의 드라마와 영화를 찍는 느낌이다. 항상 저희가 (가게에 단체로) 돌격해서 들어가면 다들 우신다. '깜짝 이벤트였다'는 사실을 오픈을 하고 나면 진심으로 우시는데 그 눈물 속에서 그분들의 삶이 느껴져서 제가 동참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더라.

▶(나름) 사연 없는 사람 없고 사연이 없는 가게가 없다. 그럼에도 각자의 사연 속에서 힘을 내서 살아가는 게 정말 멋지다 생각한다. 저희 아버지도 자영업을 하시는데 '견디는 자가 지금 제일 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 지금은 견디는 자들이 정말 잘 해내시고 계신 거니까 조금만 더 견뎌서 더 좋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

▶(아미) 동두천 칼국숫집 사장님이 기억에 남는다. 저희가 먹을 때 옆에 오셔서 말을 걸어주시더라. 요즘 손님도 없고 하니까 '손님이 많이 그리우셨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계속 생각이 나더라. 사람을 그리워 하시는 마음이 안타까웠다.

▶(만리) 저는 2회 때 이태원의 이베리코 흑돼지 식당이 기억에 남는다. 이태원 상권이 많이 죽었다 했는데 그 정도일 줄 몰랐다. 그 자리에서 묵묵히 견디시고 계셨는데, 저희가 왔다간 후 눈물을 몰래 훔치시고 꿋꿋히 다시 일하시는 걸 보면서 '진짜 내 먹는 능력으로 인해 사장님께 도움 드릴 수 있고 다른 가게들도 힘을 줄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때가 정말 기억에 많이 남았다. 솔직히 제가 잘하는 게 딱히 없다.(웃음) 다만 많이 먹는 능력과 큰 위장 크기로 인해 코로나19 시대 소상공인분들에게 힘을 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기하다. 그 능력으로 인해서 행복한 나날이다. 부모님이 오랜만에 칭찬해주시고 저를 자랑스러워하신다.(웃음)
▶(먹갱) 다시 한번 더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다. '보통 일이 아니구나' 했다. 정말 직접 현장에서 느껴보니까 확실히 다르게 느껴지더라. 집에서 뉴스로 볼 땐 몰랐다. '아 그냥 그렇구나' 했는데 직접 겪어보니까 다르더라.

▶(아미) '이런 맛집도 손님이 없구나' 느낄 정도로 심각하더라.

▶(제이쓴) 저는 성신여대 앞 파스타 집이 기억에 남았다. 서울 처음 상경했을 때가 그쪽 동네였다. 그 동네 길거리가 한산한 곳이 아니다. 원래 데이트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이 많아서 거기는 좋은 상권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가보니 정말 유령도시 같더라. '이런 동네가 아니었는데' 했다. 사실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면 '그냥 그렇구나, 코로나니까 마스크 잘 써야지' 정도로 생각하는데 곳곳을 보면 실제로 '임대'라 써있는 곳이 많다. 코로나19 시대가 우리가 갖고 있는 추억까지 가져간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빨리 회복이 돼서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영자) 저는 12회(녹화 기준)니까 식당 12곳이 다 생각난다. 하나하나 다 소중한 사연이다. 전체적으로 열두군데 다니면서 사장님들에게 느낀 게 있다. 대부분 자기 의심이 있으시더라. TV 보면 맛집들은 되는 데는 되지 않나. 코로나19 상황이라고 다 안 되는 게 아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환경을 탓하실 수 있는데 감사하게도 그러지 않으시더라. 다만 '내가 음식을 맛없게 하나?'라고 의심을 하시더라. 그래서 자존감을 잃어버리신 걸 너무 많이 느꼈다. '내가 잘못하나? 식당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건가?' 하고 자신감까지 잃어버리신 게 너무 안타까웠다. 내가 가슴이 벅찼을 때는 그분들의 자신감을 찾아줬을 때였다. 그분들이 '돈쭐'과 오른 매출보다 기뻐했던 건 (유튜버들이) 음식을 싹싹 비우고 갈 때더라. 그리고 우리가 '맛있다'고 할때 자기 의심에서 자기 확신이 드는 거다. 자기 개발이 더 되는 거다. 우리가 그 확신을 드렸을 때 희열을 느낀다. 저 역시도 그분들에게 희망을 드릴 때 내가 살아있는 게 느껴져서 행복하다.

-중간에 진행되는 '미리내 미션'은 요원의 미션 성공시 이영자씨가 사비로 음식값을 미리 계산하는 미션이다. 실제로 이영자씨가 사비로 계산하는 미션인지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어떻게 시작된 미션인가.

▶(이영자) 제가 방송에서 시장에 가면 할머님들께서 파시는 걸 팔아드리고 싶어 했다. 내 돈을 조금만 더 내서 다 사드리면 할머님들께서 빨리 퇴근하셔서 댁에 일찍 들어가실 수 있지 않나. (식재료도) 그렇게 구입한 건 버릴 게 아니라 내가 사서 반찬도 해먹을 수 있으니까 제작진의 제작비로 내지 않고 직접 구입했다. 요즘엔 워낙 (시장에) 사람도 없으니까 나라도 사드려야겠다 해서 그렇게 시작했다. 그러다 '돈쭐 내러 왔습니다'를 기획한 작가가 이걸 본 거다. 그래서 미리내 미션을 기획한 거다. 처음엔 '언니 우리 카드를 드릴게요'라고 하더라. 그런데 내가 '하는 척'을 못한다. 그래서 그냥 사비로 하겠다 했다. '(제작진이) 한번이면 끝내겠지, 다음엔 안 하겠지' 했는데 이게(미리내 미션이) 자리를 굳혔더라.(웃음) 나는 사실 여섯 분이 '설마 그렇게 많이 먹겠어?' 했었다. 그런데 여섯 명이면 전세계 식량 부족 일으킬 수 있을 정도더라. 이 친구들이 정말이지 너무 많이 먹는다. 그 미션을 다 성공할 줄 몰랐다.

-'돈쭐'이 어떤 프로그램이 되길 바라나.

▶(제이쓴) 사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이 될지 모른다. 사연이 안 들어올 정도로 모든 세상이 매끄럽게 흘러갈 수 있을 때까지 저희가 더 열심히해야겠다 생각이 든다. 힘든 사연이 안 들어왔으면, 마음 아픈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제 바람이다.

▶(이영자) 그런 말이 있지 않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는 말. 우리가 그런 지푸라기가 돼주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
더 나아가서는 등대가 되고 싶다. '여기에요 여기와요'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캄캄하고 어두운 곳에 등불 밝히는 등대 같은 프로그램으로 그렇게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그 힘든 순간 '돈쭐' 때문에 살았다 했으면 한다.

<【N:딥풀이】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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