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과 다르다” 제주 오등봉개발 특혜의혹 공익소송 “잘된 일”
2021.10.23 11:16
수정 : 2021.10.23 11:18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안동우 제주시장은 도심 숲에 대단위 아파트단지를 조성하는 오등동공원 민간특례사업이 특혜 논란에 휩싸인 기운데, 환경단체에서 실시계획 인가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다.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밝혔다.
안 시장은 지난 22일 열린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강성의) 제399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무소속 양병우(대정읍) 의원이 “오등봉공원 민간특례개발사업에 대해 법적 문제가 제기됐는데 명확한 대책이 있느냐”고 묻자,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대장동 개발사업과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대장동은 이익금을 사업자가 가져가지만, 오등봉공원은 초과 수익금을 제주시에 환수하는 조치를 해놓은 게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시장은 또 "제주시가 전국에서 민간특례 관련 사업을 가장 늦게 추진했지만, 타 시도 사례를 검토하면서 가장 완벽한 협약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안 시장은 “전국적으로 제주시와 유사한 민간특례사업 협약서를 작성한 곳이 몇 곳인가”라는 추가 질의에 “광주시가 저희와 큰 틀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제주시의 협약서가 더 강화된 내용”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시민사회단체 등의 공익소송이 제기된 것에 대해 "차라리 잘됐다"라면서 "법원에서 제주시의 민간특례사업 절차가 위법했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시장은 특히 환경단체에서 실시계획 인가처분 무효 소송을 제기한데 대해 “차라리 잘 됐다. 저희는 이 사업의 모든 절차를 아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이행했기 때문에, 이번 공익소송을 통해 시민들의 걱정이 해소될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그만큼 노력한 것에 대해 법률적으로 검증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자신했다.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사업인 오등봉공원 사업은 제주시 연북로-한라도서관-제주연구원 일대 76만4863㎡ 부지 중 9만1151㎡에 호반건설 컨소시엄에서 8161억원을 들여 아파트 2단지 1429세대를 짓고, 나머지 67만3712㎡는 여가·휴식공간을 조성한 뒤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3.3㎡당 최초 분양가는 165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용면적 85㎡ 기준 분양가는 5억원대다.
하지만 이 사업은 올해 상반기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와 환경 훼손, 절차적 정당성, 부지 내 초등학교 신설 문제론 논란이 계속됐다.
특히 토지보상 가격 상승으로 사업비가 오르면, 덩달아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행사가 수익률 8.91%(세후)를 보장받도록 했기 때문이다. 행정처리 지연을 포함해 협약에서 정한 시장의 명시적 의무사항을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이행하거나 위반한 경우도 제주시장의 귀책사유로 정했다.
앞서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김민선·문상빈)과 258명으로 구성된 ‘오등봉공원 지키기 도민 공익소송단’은 지난 21일 제주지법 정문 앞에서 “오등봉공원 아파트 조성사업이 경관파괴, 환경오염, 각종 특혜 논란에도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며 ”사업 중단과 백지화에 물꼬를 틀 공익소송 과정에서 도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주시가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특정되는 사안으로 크게 ▷민간특례 기준 미충족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불이행 ▷환경영향평가서에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미반영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미비한 상태임에도 사업승인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에 대한 검토 의뢰 미이행을 꼽았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