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례 '국가장' 으로 치르나..국민여론 관건

      2021.10.26 16:55   수정 : 2021.10.26 17: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6일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가장(國家葬)으로 치러질 지 주목된다. 국민 여론과 유족 의견을 들어 정부가 최종 결정한다. 국가장으로 치를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현재 노 전 대통령의 장례절차에 대해 논의 중이다. 국가장 여부는 유족의 의사와 정부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국가장 대상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절차가 필요하며, 논의를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장으로 치러지면 장례 기간은 5일 이내이며, 조기(弔旗)를 게양한다. 국가가 모든 경비를 부담한다. 지난 2015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국가장으로 치러졌다.

국가장법에 따르면 국가장은 전·현직 대통령이거나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 사망했을 때 치러진다. 행안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결정한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국무총리가 맡는다. 행안부 장관이 장례 집행위원회 위원장으로 장례 절차를 총괄한다.

하지만 국가장법에는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한 자에 대한 장례 제한에 관해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장 실시 여부는 국민 여론과 함께 정부의 판단에 달렸다.

다만 12·12 쿠데타 주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등으로 유죄가 확정된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를 경우 논란은 예상된다.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과 함께 군사 반란을 주도했던 내란죄로 1996년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1997년 12월에 특별사면·복권됐다. 하지만 2006년 서훈이 취소됐다.

국가장 규정 이전에는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장 또는 국민장으로 치러졌다.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장으로, 최규하·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민장으로 진행됐다. 이승만·윤보선 전 대통령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렀다.

정부는 국장과 국민장의 기준과 요건이 모호해 논란이 계속되자,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국장)를 계기로 국장·국민장을 구분하지 않고 장례절차를 국가장으로 통합했다.

노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국가장으로 장례가 진행되면 재임 중 업적을 고려한 예외적 결정 가능성은 있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형법 제87조 내란죄를 범한 자는 국립묘지 안장이 불가능하다.
이와 달리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장을 치를 경우 국립서울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대상자가 된다. 노 전 대통령과 경우가 다르지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1987년 사면·복권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법무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국가장법에 따라 최종 권한을 갖고 있는 국가장 장례위원회와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 안장을 허용하는 결정을 할 수도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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